1부를 내보내고 거의 두 달의 공백 끝에 2부를 방영한 일밤 뜨거운 형제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그런 반응은 사실 1부에는 없었던 것으로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고통스러웠겠지만 오히려 공백이 가져다준 보너스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뭘 해도 안되는 분위기의 일밤으로서는 타의에 의한 것이지만 아무것도 안한 몇 주가 차라리 더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이런 뜨거운 형제들에 대해 몰아칠 관심을 미리 알고나 있었던 것처럼 간담회가 준비되었었다.

전날 방영된 뜨거운 형제들이 워낙 호평의 봇물이 터져서인지 취재열기도 그만큼 뜨거웠다. 출연진들을 한 시간 가량 세워놓고 진행된 간담회는 뜨거운 형제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쏟아져 나왔고, 피디와 출연진 역시도 남다른 각오와 자신감을 내비치고자 애썼다. 그렇게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간담회가 끝나려는 순간에 일밤의 지휘자 김영희 피디가 마이크를 잡고 폭탄발언을 했다.

여덟 명의 출연자 중 가장 마지막에 결정될 정도로 고민을 했던 사람이 바로 박명수였다는 고백이었다. 이미 탁재훈, 김구라의 캐스팅이 된 구도에 박명수의 가세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제작진으로서도 계산이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무척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지만 역시나 오랜 예능 피디 경험으로 간담회 전체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대한 맥락을 짚은 한 수였다. 아닌게 아니라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 삼인방이 주는 것은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큰 것이 불행스럽게도 사실이다.

▲ 뜨거운 형제들의 진짜 뜨거운 감자 삼인방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 노마드 예능을 실현시킬까?
각자는 대단히 강력한 웃음제조기이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공격적 캐릭터가 상충 없이 조화될 수 있느냐가 문제인 탓이다. 뜨거운 형제들의 트로이카는 이미 나온 결과들을 계산하면 긍정적인 답을 구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코너 타이틀처럼 이들이 피를 나눈 형제도 아닌 이상 서로 살겠다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불안의 변수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시쳇말로 제 것만 따먹을 생각이면 뜨거운 형제는 아주 빨리 차가운 형제들이 될 것이 뻔하다.

패떴2의 불안요인으로 꼽는 첫 번째는 유재석과 강호등처럼 교통정리해줄 원톱이 없다는 것을 많이들 이야기한다. 비단 이들뿐만아니라 모든 것이 중앙집중된 시스템으로 진행되어왔다. 그렇지만 그런 관행과 관성이 반드시 유일한 해답은 아닐 것이다. 간담회를 통해서 나온 질문들 역시나 그런 내용들이 많았고 정말 식상하지만 포맷에 관련된 것이었다. 담당피디는 이에 대해서 이들 삼인방이 집단적으로 그런 통제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성공한다면 노마드 예능의 트렌드를 창조해낼 것이다.

현제 뜨거운삼형제는 4회분까지 녹화가 된 상태이다.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가편집본을 잠시 보여줬는데 분명히 아바타 소개팅의 일차적 완결편인 '패자의 역습'은 웃음의 강도가 만만치 않음을 확신케 해주었다. 그런 속에서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 삼인의 역할을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보니 피디가 말을 그렇게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닌게 아니라 달라지는 과정의 조짐은 보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이들 삼인방은 뜨거운 감자의 상태이다.

▲ 뜨거운 형제들의 기대주 박휘순과 비스트 이기광. 오른쪽은 담담 오윤환 피디
그 실험대인 것이 아바타 소개팅의 중계실 속 상황이다. 모두 기혼자인 탓에 소개팅 선수로 등장하지 못하는 2회 모두 중계석에서 아바타들의 행동에 대한 조정과 리액션을 하게 된 이들 삼인방이 463의 병살을 잡아내며 일밤의 부진을 멋지게 마무리 할 지가 결국 관건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뜨거운 형제들은 패떳과 남자의 자격 두 명의 주자를 잡아내야 한다.

이들은 뜨거운 형제들의 트로이카로 우뚝 서게 되거나 아니면 서로를 향해 으르렁 거리는 삼두사가 되거나의 갈림길에 서있다. 전과 달리 감도 줄고 어딘가 모르게 의기소침해 있는 탁재훈, 유재석 없는 홀로서기의 혹독한 심판대에 선 박명수, 독설뿐만이 아닌 예능 내공에 대한 성분검사를 요구받는 김구라 모두 각자의 성공 이유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아직 패떴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기 전에 최소한 시청률 두 자릿수를 선점해야 하는 목표와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이력을 보면 그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또한 아바타 2회의 결과와 간담회에서 보인 각오나 분위기를 보면 그들의 힘을 믿고 싶어진다. 쌀집아저씨가 박명수를 지칭해서 말을 했지만 기실 제작진의 고민은 이들 삼인방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이들이 뜨거운 형제들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전적으로 그들의 분발과 절제를 통해서 증명될 것이다. 그들 앞에 놓인 잔이 독배가 아니라 축배가 되길 기대해본다.

간담회에서조차 탁재훈, 박명수는 쉬지 않고 웃음 폭탄을 던져댔다. 속으로만 웃기에 통달한 필자도 여러 번 웃어야 했다. 여전한 그들의 유쾌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악바친 듯한 태도에 우선은 신뢰를 갖게 된다. 지난주처럼만 웃겨라.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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