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가 천재성으로 무장한 중학생 선수들의 등장으로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현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어린 15~16세 선수들이 국가대표 에이스를 물리치는가 하면 당당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체육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여중생 배드민턴 선수 안세영은 28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발표한 2018년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안세영은 지난 27일 전북 군산실내배드민턴장에서 막을 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유일한 중학생 선수로 참가해서 AㆍB조 풀리그전을 통해 현역 국가대표 이장미를 포함, 이민지, 김나영, 심유진 등 실업팀 선수 4명, 대학부 선수 1명, 고등부 선수 2명을 모두 이겨 7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예약했다.

협회는 이번에 선발전에서 34명의 국가대표를 선발했는데 안세영도 당당히 대표팀의 일원으로 내년 1월 2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개시할 예정이다.

안세영[김학균 주니어배드민턴대표팀 감독 제공=연합뉴스]

15세 여중생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국가대표가 된 것은 안세영이 사상 처음이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이용대도 선발전 없이 추천으로 뽑힌 경우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안세영의 국가대표 선발이 갖는 의미는 두드러진다.

배드민턴 동호인이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풍암초등학교 1학년 때 라켓을 처음 잡은 안세영은 재미 삼아 셔틀콕을 치기 시작해 초등학교 4학년 때 두각을 나타냈고, 5학년 때는 요넥스 코리아 주니어오픈대회 여자 단식에서 처음으로 우승해 중학교 1학년까지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3학년이 된 안세영은 지난 7월 열린 아시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배드민턴 강국이자 홈 팀인 인도네시아를 접전 끝에 꺾고 여자단식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탁구에서도 중학생 선수들의 기세가 무섭다.

특히 현재 대광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중학생 선수 조대성은 지난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1회 전국남녀탁구종합선수권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탁구 남자대표팀의 ‘간판’ 이상수(국군체육부대)를 4-3으로 꺾고 준결승에 오르는 거짓말 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비록 준결승전에 2013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자 장우진(미래에셋대우)에게 0-4로 졌지만, 중학생이 이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에 오른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국종합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중학생으로는 남자 단식에서 처음 4강에 오른 조대성 모습. (연합뉴스)

종합선수권은 연령별로 나누지 않고 초등학생부터 실업선수가 대진표에 따라 맞붙는 대회로 조대성은 이 대회 2회전부터 쟁쟁한 성인 선수들의 연파해 나갔고, 마침내 8강에서 대표팀 간판인 이상수 선수를 잡아내는 테이블 반란을 일으켰다.

여자 선수로는 단연 신유빈이 돋보인다.

현재 청명중학교 1학년인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실업팀 입단을 앞둔 고등학생 강다연을 3-2로 제압했다. 신유빈은 이미 지난 2013년 전국선수권에서 대학생 선수를 4-0으로 꺾어 탁규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이후에도 한국 여자탁구의 미래를 책임질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배드민턴과 탁구가 최근 이와 같은 중학생 선수들의 등장으로 기대감에 들떠 있지만 농구는 이미 4년 전 중학생 국가대표를 탄생시켰다.

그 주인공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센터라는 평가를 받는 박지수(청주 KB스타즈). 박지수는 청솔중학교 3학년 시절 여자농구 대표팀에 선발됐다. 당시 박지수는 2013년 15세 7개월의 나이로 국가대표에 발탁됨으로써 숭의여고 1학년 시절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던 박찬숙(전 태평양화학)과 인성여고 1학년 시절 국가대표가 된 정은순(전 삼성생명)을 뛰어 넘었다.

KB스타즈 박지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중학생 선수들의 약진은 과거에 비해 신체 발육 상태와 운동 능력이 좋아지면서 과거 고교 저학년 선수들이 천재성 있는 기량으로 국가대표에 뽑혔던 흐름이 중학생으로 내려왔다고 할 수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을 포함해 사람들 사이에서 ‘북한군이 남한으로 섣불리 쳐들어오지 못하는 이유가 중2 때문’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가끔 그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스포츠계를 강타하고 있는 중학생 파워는 앞으로 다른 종목에서도 빛을 발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이들 중학생 골든 제너레이션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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