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재허가 기준점수에 미달한 KBS, MBC, SBS, 대전MBC 등에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내렸다.

방통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12월말에 허가유효기간이 만료되는 한국방송공사 등 14개 방송사 TV, 라디오 DMB 등 147개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방통위는 “KBS, MBC, SBS, 대전MBC 등 4개 방송사, 일부 TV와 라디오 방송국 등 14개 방송국은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으로 평가됐다”면서 “미흡한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를 고려하고, 향후 재허가 조건의 엄정한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재허가’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기준점수에 미달한) 이들 방송사에 대해서는 재허가심사위원회에서 방송공정성 제고, 제작종사자 자유와 독립 강화, 종사자 징계 절차 개선, 콘텐츠 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면서 “방통위는 대표자에 대한 추가 의견청취, 추가 자료를 접수하여 이에 대한 해당 방송사의 의지와 구체적 이행계획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재허가 기준점수에 미달한 지상파 3사와 대전MBC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또 방통위는 이번 재허가 심사에 대해 “방송 공정성과 종사자에 대한 부당 징계 논란, 방송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확보 방안, 제작·편성의 자율성, 종사자에 대한 부당 처우 방지, 지역방송사의 지배구조 개선, 외주 제작 거래 관행 개선, 일자리 창출 확대 방안 등을 중점 심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통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방송공사(KBS)는 제1DTV방송국, 제2DTV방송국이 각각 646.31점, 641.60점을 받았다. KBS 제1AM방송국, 제1표준FM방송국, 지상파DMB방송국 등도 기준점수에 미치지 못했다.

문화방송(MBC) DTV방송국, AM방송국, 표준FM방송국, 한국문화지상파DMB방송국 등이 각각 616.31점, 645.10점, 645.10점 636.03점 등을 받아 기준점수에 미달했다. SBS 역시 634.30점을 받아 기준점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방송사 가운데는 대전MBC가 유일하게 640.59점으로 기준 점수에 미치지 못했다.

재허가 평가에서 기준점수를 미달한 지상파 방송사 (자료=방통위) * 방통위는 방송평가 400점 만점, 재허가평가 650점 만점, 총점 1,050점 만점을 1,000점 만점으로 환산하여 합계점수로 산정했다.

재허가심사위원장을 맡은 허욱 부위원장은 “지상파3사와 대전MBC가 재허가 취소에 해당하는 범위(점수)가 나왔다”며 “이런 결과는 방송사가 공적책임을 다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매체로 거듭나길 요구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허욱 부위원장은 “재허가 심사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이행조건을 위반할 때는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과징금 부과하는 등 실효성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통위는 외주제작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KBS와 EBS에 자체제작 표준단가표를 제출하도록 재허가 조건을 부가했다. 이를 통해 자체제작과 외주제작 프로그램 간의 제작비 격차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방통위는 KBS, MBC에 대해서는 “방송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편성위원회를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시 반드시 개최하도록 하는 등 제작현장의 종사자와 경영진 간의 갈등해소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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