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과 관련한 악플은 거의 전부가 경쟁 그룹의 팬덤인 경우로 볼 수 있다. 그만큼 아이돌 팬덤 간에는 견제심리가 강하다. 악플까지는 아니어도 신곡이 나왔을 경우 팬덤 간에 상투적인 야유를 담은 글귀가 등장한다. 바로 전에 활동하던 곡이 좋았다는 말이다. 예컨데 슈퍼주니어가 이번에 정규 4집 미인아를 내놓았을 때 넌지시 '쏘리 쏘리'가 좋았다라고 하면서 미인아를 깍아내리는 수법이다.
세상은 잘 모르지만 요즘 슈퍼주니어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두 가지 타입으로 낸 음반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발매 10일만에 12만장(한터 기준)을 넘기고 있고 이 기세는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다. 거기다가 리패키지까지 더해진다면 같은 소속사 소녀시대가 상반기 세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녀시대가 리패키지까지 포함해서 한터기준 16만장인 점을 감안한다면 슈퍼주니어의 기록은 20만장도 넘지 않을까도 전망할 수 있다. 원더걸스의 2DT 판매지수가 요지부동인 것을 감안하면 팬덤의 노고에 치하를 보내고 싶다.
팬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고 있는 슈퍼주니어가 곡 자체만 좋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리 후크송을 벗어나고자 하더라도 모든 대중가요가 갖는 최소한의 중독성을 확보하지 못한 미인아는 슈퍼주니어의 비상을 스스로 가로막는 요인이 되었다. 누군가의 경쟁에서 뒤지는 것이 아니라 곡 자체가 히트할 요소가 적은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번 곡이 쏘리쏘리 정도만 됐어도 하는 심정을 갖게 된다.
항간에서는 슈퍼주니어가 1위할 자격이 없다고 폄하하는데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음반을 잘 파는 것도 분명 능력이며 그것을 놓고 시비거는 것은 구매력 없는 팬덤의 소심한 질투일 뿐이다. 방송사 차트에서 5주 정도 연속 1위를 할 정도가 아니라면 히트곡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 요즘 흐름이다. 워낙 노래 한 곡의 수명이 짧고 수없이 쏟아지는 신곡들 사이에 대중의 관심은 자꾸 새것으로 옮겨 가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승부에 음반이 강한 가수도 있고, 음원이 강한 경우도 있다. 물론 둘 모두 강해야 진정한 히트곡이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슈퍼주니어는 국내 거주 최고 아이돌그룹답게 컴백 1주일만에 방송사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다만 문제는 히트곡이 없는 1위라는 점이 그들의 말 못할 고민이다. 슈퍼주니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히트곡 없는 1위 가수의 오명을 벗기 위한 기회는 다행스럽게도 아직 남아있다. 반드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리패키지를 통해서 대중에게도 사랑받는 1등 아이돌의 위상을 확인시켜 주기 바란다. 리패키지 활동 때에는 1위 소감을 밝히는 이특이 좀 더 밝고 당당한 표정을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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