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에서 원더걸스가 2DT로 컴백무대를 가졌습니다. 전날 가진 엠카운트다운에서 보여준 컴백무대보다는 훨씬 안정되어 있었는데요. 특히 엠카운트다운에서는 소희의 목소리가 음악에 많이 묻히던데, 뮤직뱅크에서는 마이크 볼륨 조절을 잘 한 것 같더군요.
그런 기대감과 우려감 속에서 엠카운트다운에서의 첫 무대를 봤을 때는 솔직히 만족감보다는 실망감이 좀 더 컸는데요. 무대를 보는 내내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쏟아지는 걸그룹들의 홍수 속에서 강하고 자극적인 것들에 익숙해져서, 복고풍인 원더걸스가 어색해져 버린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몇 번 더 무대를 보다보면 익숙해지고 원더걸스만의 매력이 느껴지겠지 했는데요. 이번 뮤직뱅크에서의 무대를 보고 나니, 그것이 단순히 복고풍 때문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히 노래는 그냥 들었을 때와 안무를 함께 해서 들었을 때는 느낌이 많이 달랐는데요. 라이브를 하기에 부담가지 않으면서 돋보일 수 있는 스타일이라 적당한 안무가 더해지니, 그냥 들었을 때보다는 노래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80년대 레트로 스타일을 원더걸스에 잘 어울리게 맞추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도입부의 예은의 파트나 중간 중간 유빈의 랩 부분이 특히 돋보이더군요.
암튼 그렇게 노래는 크게 어색함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원더걸스의 무대를 보면서 어색했던 것은 바로 선미의 공백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선미를 대신해 들어온 혜림의 원더걸스에서 가운데 자리하는 것이 어색한 것이죠.
아예 멤버의 잦은 교체를 컨셉으로 내세운 애프터스쿨을 보면 처음 멤버가 들어오면 해당 멤버는 왜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파트도 많지 않고 무대에서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유이의 경우에도 예능에서 떠서 그렇지, 무대에서는 파트가 많은 것도 눈에 띄는 편도 아니었습니다. 또한 레이나의 경우 당장 보컬의 보강이 절실했기 때문에 영입과 동시에 비중있게 나왔지만, 함께 들어온 나나의 경우 '너 때문에'에서 한 소절 밖에 없고 무대에서 눈에 띄지도 않았죠. 이번에 들어온 리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게 새로 들어온 멤버를 무리해서 내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애프터스쿨의 스타일에 적응하고 녹아들면서, 애프터스쿨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원더걸스의 2DT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로 들어온 혜림입니다. 새로 들어온 혜림에 대해서 다른 멤버들과 동일한 파트량을 분배하고, 인트로 이후 노래 시작 부분부터 센터에 배치함으로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것은 처음 멤버가 들어오면 겪게 되는 당연함일 수 있습니다. 또 혜림을 부각시키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선미의 활동중단을 아쉬워하는 팬들로부터 왜 들어온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4인 체제로 가자 등의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예전 현아가 빠지고 유빈이 들어올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후 유빈은 자신만의 랩 스타일이 원더걸스의 색깔로 자리 잡으며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과연 혜림 역시 원더걸스 속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역시 현재로서는 볼 때마다 선미의 공백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P.S> 이 포스팅은 선미 대신 들어온 혜림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혜림은 선미를 밀어내고 들어온 멤버가 아니고, 선미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들어온 멤버죠. 선미가 빠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무조건 혜림에 대한 비난으로 표출하지 마시고, 잘 하는 부분이 있다면 칭찬하고 지적할 부분이 있다면 정당한 비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포스팅은 혜림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원더걸스에서 선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