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당시에는 신데렐라가 12시 종이 울리자 급하게 도망치며 유리구두 한쪽를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나중에 왕자가 유리구두를 가지고 신데렐라를 찾아나서는 즉, 신데렐라와 왕자가 연결이 되는 매개체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추측을 해보았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그런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것이 아니라면, "분명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효선이 무언가 잃어버리는 것이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15회와 16회를 보니 '아차 이거 였구나' 싶더라구요.
일단 먼저 은조는 기훈과 절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동화 신데렐라에서 신데렐라와 왕자가 결혼하게 되듯이 기훈은 효선과 이루어져야 하죠. 그런데 신데렐라가 왕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는 마법을 이용해 예쁘게 변해야 합니다. 그 마법은 신데렐라 언니에서 은조와 기훈의 러브라인을 방해하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은조가 기훈을 기피하는 것은 바로 효선이 기훈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은조 역시 여전히 기훈을 잊지 못하고 기훈을 사랑하고 있지만, 효선 때문에 자신의 마음은 접어버렸죠. 기훈에게 안겨 눈물을 흘릴 때도 은조는 결국 효선을 위해 폭주하는 자신의 마음을 멈추어버렸고, 기훈이 홍주가 사람인 것을 알고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을 때도 효선이 모르게 효선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겨주기 위해 기훈을 봐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기훈은 은조가 매번 효선 때문에 자신을 거부하더라도, 은조의 속마음은 아닌 것을 알기에 자신과 은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은조가 효선에게 미안해하는 그 마음의 짐만 내려놓고 은조가 조금만 이기적이 된다면, 충분히 자신과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효선이 장택근과 강숙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되고 그로인해 충격 받아 아파하면서 결국 미각까지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된 은조가 다 거짓말 같다며 효선이 어떻하냐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훈은 결코 은조가 효선이라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죠.
또한 효선이 장택근과 강숙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되어 아파하며 미각까지 잃어버린 자세한 사정은 모르는 기훈은, 효선을 거절한 자신 때문에 효선이 아파하고 결국 미각까지 잃어버린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결국 또 다시 기훈은 힘들어하는 은조에게 차마 손을 내밀어 위로해주지 못하죠.
그렇게 효선이 잃어버린 미각으로 인해 기훈은 자신의 탓이라 여기고, 효선을 생각하는 은조를 위해 효선의 미각이 돌아올 때까지 효선의 옆에서 효선을 돌봐줄 것 같습니다. 효선 역시 복수한답시고 무리하며 미워하고 독한 척 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도 망가져가고 더욱 힘들기만 할 뿐인데요. 그럴 때 엪에 있으며 자신을 돌봐주는 기훈이 있으면, 설령 은조만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맘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아도 기훈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노력할테지요. 어쩌면 효선은 미각이 돌아와도 돌아오지 않은 것처럼 해서 기훈을 자신의 옆에 두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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