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리그가 모두 종료되었고 이제 이번 주말 펼쳐질 별중의별을 가리는 유에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이 남았다.
함부르크에서 열렸던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풀럼을 연장혈투끝에 2-1로 꺾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는데 챔피언스리그는...?
해외 유수한 베팅회사들이 내놓은 예상은 무링요의 인테르가 반 할의 뮌헨을 90분 정규시간내에 이기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흐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추억의 강호인 독일 분데스리가와 이태리 세리에아의 격전장이 되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인테르가 마드리드에서 뮌헨을 누르고 왕중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절묘한 타이밍에 무링요의 이적과 반 할의 잔류가 기정사실화 되었다.

모든 스포츠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신뢰하는 필자인데 특히나 축구는 여타 구기종목보다도 더욱 중요하다.
혹자는 작전시간도 없고 선수교체도 달랑 3명밖에 못하는 축구가 야구나 농구, 배구 등에 비해서 오히려 감독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일단 아무리 세계최고의 선수라 하더라도 승패의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 따라서 감독은 전투 지휘관이요 선수들은 전투병력이다.
전쟁도 마찬가지 일테지만 스포츠에서도 감독, 즉 지휘관의 지시를 정확히 수행하지 못했을 때 결과가 좋게 나온 적은 거의 없다.
선수들의 생사여탈권, 더 정확히는 출장과 이적여부 등에 관하여 최고의 막강한 권한을 갖는 독일과 이태리의 리그우승팀간 격돌이다.
주제 무링요는 레알 마드리드와 이적에 구두합의했고, 루이스 반 할은 뮌헨에 잔류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인테르 후임사령탑으로 거스 히딩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면... 민심(선수들)의 이반현상이 심리적으로 발생할 소지가 분명히 있다.
이에 반해서 리베리가 출장불가능해진 뮌헨은 현직 사령탑과 함께 내년시즌도 동고동락해야 하기에 죽기살기로 뛸 가능성은 오히려 높다.

소문난 잔치엔 항상 먹을 게 별로 없는 편이다.

00-01시즌 바이에른 뮌헨 1-1 발렌시아 (승부차기 뮌헨 5-4 승리)
01-02시즌 바이에르 레버쿠젠 1-2 레알 마드리드
02-03시즌 유벤투스 0-0 AC 밀란 (승부차기 밀란 3-2 승리)
03-04시즌 AS 모나코 0-3 FC 포르투
04-05시즌 AC 밀란 3-3 리버풀 (승부차기 리버풀 3-2 승리)
05-06시즌 바르셀로나 2-1 아스날
06-07시즌 AC밀란 2-1 리버풀
07-08시즌 첼시 1-1 맨유 (승부차기 맨유 6-5 승리)
08-09시즌 바르셀로나 2-0 맨유

21세기 들어서 개최된 9번의 챔스리그 결승에서 4번이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혈투가 발생되었다는 점도 인테르의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정규시즌 리그경기라든가 각종 컵대회 등의 단기전 및 챔피언스리그 예선때와는 그 중요도가 비교불가인 유럽+세계 최고의 마지막 한판이다.
반 할도 무링요도 섣불리 공격적인 과감한 전술적운용이나 앞선의 전진배치 등은 꿈도 꾸기 쉽지 않고 발생할 가능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0-0 균형에서 어느쪽이 먼저 선제골을 넣느냐의 여부가 경기전개를 급속도로 뒤바꾸어 놓을 소지가 99%다.

누가 이기든 승자는 삼관왕이 될 수밖에 없다.

분데스리가는 1부리그가 18개팀이므로 34라운드까지밖에 없고 뮌헨은 이미 33라운드에 우승을 확정한 바 있다.
전반기 대단히 힘든 행보를 보이면서 우승탈환은 힘들 듯 보였지만, 로벤-클로제-리베리의 삼각편대 활약을 등에 업고 후반기 대반전을 일궈냈다.
작년우승팀 볼푸스부르크의 부진과 함부르크, 브레멘 등의 동반몰락덕에 왕좌를 탈환했다는 일부의 평가절하도 있지만... 우승은 값질 뿐이다.

정규리그 우승팀과 3위팀간의 포칼컵 결승(독일컵)은 의외로 싱겁게 뮌헨이 브레멘을 4-0으로 완파하며 더블에 성공했다.
로벤이 페널티킥 첫 골을 넣은 이후 브레멘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무리한 공격전술을 감행하다가 자멸한 경기였는데, 올리치, 리베리, 슈바인슈타이거가 한 골씩 기록하며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다시 한번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세리에아 정규리그에서도 중후반 내내 1, 2위를 다투던 인테르와 로마는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도 격돌했지만 우승은 인터밀란의 몫이었다.
전반 39분에 밀리토가 터뜨린 결승골을 잘 지킨 인테르가 토티와 메네즈까지 총동원 교체한 로마에게 승리... 공교롭게도 로마의 안방이었다.
라치오와 로마의 공동홈이기도 한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오에서 라니에리와 로마는 최초로 통산 10번째 코파 이탈리아 우승컵 획득에 실패하였고, 무링요와 인테르는 감격적인 통산 6번째 코파 이탈리아 우승컵에 입맞출 수 있었다.

강등 확정되긴 했어도 시에나는 홈에서 강력히 저항했고 최종 38라운드를 승리해야만 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인테르는 당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테르와 무링요에게 우승을 안겨준 주인공은 다름아닌 밀리토였다.
말레사니의 강력한 카데나치오에 고전하며 0-0 전반을 마친 인테르는 후반 57분에 터진 밀리토의 결승골 한방으로 리그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 경기가 재미없을거란 선입견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박지성, 이청용 등등 우리나라 축구영웅들의 활약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인기가 상종가인건 사실이지만, 로벤, 클로제, 슈바인슈타이거, 올리치, 람, 에투, 밀리토, 스네이더, 발로텔리, 스탄코비치, 마테라치... 이름으로만도 쟁쟁한 스타들이 즐비하다.
단지 프리미어팀과 라리가팀이 결승에 한 팀도 진출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이 경기를 재미 없을거라 생각한다면 축구 모르는 사람이다.
더구나 피파와 유에파의 모든 리그 평가점수와 순위에서 이태리 세리에아는 독일 분데스리가에게 3위자리에서 밀려난지 꽤 되었다.
무늬만 빅 3인 이태리와 과거 차붐감독이 현역으로 뛰던 시절, 세계최고의 리그이기도 했던 독일의 국가대항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파워와 피지컬, 높이의 축구 등으로 대변되는 독일축구와 빗장수비, 강력한 세트피스와 최고의 역습능력이 발군인 이태리축구의 자존심 한판이다.
리베리가 결장한다 해서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필승일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긴쪽은 트레블(삼관왕)을 달성하게 될 것이고 누가 패하더라도 그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는 슈퍼매치다.
승리의 여신이 과연 반 할과 무링요 누구에게 월계관을 씌워줄지는 알 수 없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90분 정규시간 내에는 승패가 결정나기 힘들거란 생각이다. 연장전 내지 승부차기까지를 전망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이기도 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유에서 누가 별중의 별로 등극하게 될지...
모든 축구팬들의 관심과 시선이 집중되고 있으며 MBC ESPN이 생방송 중계 예정이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프로토... 토사장이 독점회사인게 아쉽긴 하지만...
( 無名冬客 http://blog.daum.net/gleehong87 )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