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야구장이 사라진다!?
물론, 야구의 공간은 줄어들지 않을거다. 뭐 서울시민이 아니다보니 정확하진 않지만...

서울에서 야구장이 사라진다는 것, 어쩌면 좀 맞지 않는 언급인지도 모른다.
사회인 야구를 위한 야구장도 서울시 인근에 생길 것이고, 아마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고민도 있을 터, 이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추세일 듯도 하다.
하지만, 추억의 야구장들. 내가 서울에서 살며 어린 시절부터 보고 좋아하던 야구의 공간들은 사라진다는 거.

가장 서글픈 사라지는 야구장 이야기, 최신판이라면 "장충 리틀 야구장"일 터.
1965년 지어진 비교적 오래된 이 야구장은 지난 2007년 10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국제규모의 리틀야구장 시설을 갖췄다는 거.
하지만, 정말 어이없는 건 이제 새로운 야구장이 익숙해질까 싶더니,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장충리틀야구장을 철거하고 녹지와 산책로를 만든단다.

녹지와 산책로도 좋다. 하지만, 흉물스러운 시설물을 정리하고 새롭게 꾸민다는 이름으로 야구장을, 그것도 새롭게 단장한 야구장을 철거한다는 거.
나의 짧은 소견으론 이해하기 힘들고, 야구를 좋아하는 어리석은 입장에선 화가 난다.

늘 강조하지만, 어린이들의 야구는 참 중요한 부분.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자치 단체가 야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도 프로야구단의 야구장보다 이런 어린이나 일반인들이 즐기는 야구시설일 터.
팬을 위해 늘 진화하는 문학구장 앞 어린이 잔디구장이나 목동구장 앞 다용도 구장에서 펼쳐지는 연식 야구, 모두가 어린이와 모두의 야구를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어린이와 교육, 또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서울시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모든 이야기는 참 공허하다.
광화문에서 스노우보드 경기를 펼치고,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프로축구팀을 모시는 것, 이 모든 것에 드는 비용과 노력이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고교야구도 마찬가지.
동대문야구장을 대신해 2011년 구로구 고척동에 국내 첫 돔구장을 짓기로 했고. 간이야구장도 5곳이나 조성한단다. 하지만, 정작 결과는 뚜렷치 못하다.
아니 그만큼의 결과를 보인다고 할지언정, 동대문이 어떤 곳인가?

1925년 10월 경성운동장으로 시작돼 한국야구의 메카로 불리었던 동대문야구장.
일본의 고시엔처럼 우리 고교야구엔 성지로 자리잡았고, 야구부가 있던 학교 출신들에겐 추억의 공간인 동대문야구장은 강북도심 부활이란 이름하에 철거됐다.

당시에 느꼈던 아픔, 그 아픔이 다시금 반복되고 그런 결정들엔 거침이 없는 듯하다.

야구장이 왜 흉물이며, 오랜 공간들의 의미는 과연 나의 고향, 서울의 현재에 결코 의미 없는 일인걸까?
새 야구장의 건립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의미와 가치일지도 모를 공간들, 그 가치들이 너무 쉽게 허물어진다.
마음 한 켠이 같이 내려앉는다.

어린 시절, 살던 공간에서 걸어서 갈 수 있던 장충 리틀 야구장, 버스로 3정거장 거리였던 동대문구장. 모두가 추억속의 장소고 이제는 없어진다.
그 공간들과 야구의 추억, 또 꿈들이 같이 없어지는 것 같아, 왠지 서글픈 야구의 봄, 야구의 기억이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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