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통합의 칼을 빼들었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전당원 투표'를 부치겠다고 밝혔다.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안 대표는 통합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바른정당과 통합 반대파 박지원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께서 통합과 자신의 신임을 묻는 전당원 K-보팅을 하자는 제안을 한다고 하는데, 이는 안철수 사당화의 증거"라면서 "통합추진을 위한 전당원 투표 등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 통합 추진을 중단하면 당은 지금이라도 즉시 화합이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 대표 모든 직위와 권한을 걸고 전 당원에게 의견을 묻고자 한다. 당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면서 "찬성 의사가 확인되면 통합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한 달 동안 전국을 다니며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들었다"면서 "당원동지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당의 생존을 걱정하고 변화를 열망하는지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난 당원 지지자의 목소리는 울타리를 뛰어 넘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하고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가라는 명령이었다"면서 "이대로 머뭇거리다 사라지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정치세력이 돼 달라는 호소였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2달 간 실시한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와 폭 넓은 당원 대상 조사도 통합에 대한 지지를 수치로 반영하고 있었다"면서 "호남의 여론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시간에 일부 중진 의원은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 여론을 앞세워 당 대표 재신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과 지지자들의 절박한 뜻을 왜곡하는 행위를 멈추고, 당내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오늘 저는 결연한 결의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대한 전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당원 투표 절차는 즉각 개시될 것이고 신속하게 끝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은 호남의 지지로 우뚝 선 정당이어서 호남 정치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서 "실제 호남은 개혁의 선두에 서왔다.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호남 정신의 회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우리 당이 구태정치와 결별하고 통합과 미래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당원의 지지가 절박하다"면서 "국민의당 변화에 힘을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