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KBS 불우이웃돕기 모금 생방송에 출연해 "KBS가 파업을 그만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큰 기부"라고 말해 논란이다. 검찰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대표였던 이정현 무소속 의원을 2014년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 KBS 세월호 보도 개입 혐의로 오늘(19일) 기소했다.
홍준표 대표는 19일 오전 10시 생방송 된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KBS도 이제 파업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이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KBS 여러분들이 파업을 그만하는 것이 오늘 국민에 대한 큰 기부가 될 것"이라며 "이젠 파업 그만하시고 우리가 좀 방송을 재밌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재차 발언했다.
진행자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말을 돌리려 했으나 홍준표 대표는 "우리 당은 금수저 정당에서 흙수저 정당으로 바뀐다. 앞으로 서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제 파업을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십시오"라고 재차 발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특별생방송 '나눔은 행복입니다'에 출연,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KBS 총파업의 이유는 바로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이라고 비판했다.
KBS새노조는 "당신들(자유한국당)이 파업의 원인 제공자이고, 우리가 청산하고자 하는 언론적폐의 원흉"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함께 방송장악을 도모하고 실행한 게 누구인가? 바로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 그리고 자유한국당으로 이름만 바꾸며 국민을 농락해 온 당신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서 2014년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이정현 무소속 의원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정현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등 정부의 대처와 구조활동이 문제가 있다는 KBS보도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게 맞나?"라고 항의했다.
이정현 전 홍보수석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KBS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 비판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2016년 전국언론노조 등 7개 언론시민단체는 이같은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이정현-김시곤 통화내용' 뉴스타파 캡처)
뿐만 아니라 이정현 의원은 당시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달라" 등 방송 편성에 개입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해당 내용은 2016년 언론노조 등 7개 시민단체가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KBS보도국장과 이정현 홍보수석의 대화녹취록을 공개하며 밝혀졌다.
KBS새노조는 "이정현 전 수석에 대한 기소는 방송법을 어기고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짓밟은 자들을 처벌하는 살아있는 기준이자 엄중한 교훈이 되어야 마땅하다"며 이 의원에 대한 기소는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KBS새노조는 "함께 고발된 길환영 전 사장을 기소에서 제외한 것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길환영 전 사장은 박근혜의 청와대 지시를 받고 사사건건 보도국의 뉴스 편성에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통제해 왔으며 이로 인하여 KBS 사장 자리에서 쫓겨났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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