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론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국민의당 내부 분열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박주선 전 의원은 김동철 원내대표, 김경진, 김수민, 김종회, 박준영, 송기석, 윤영일, 이용주, 이용호, 장정숙, 최도자, 황주홍 의원 등과 회동을 갖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 의원은 회동 후 "통합이란 건 당원 80%든 90%든 동의를 받은 뒤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 아니냐"면서 "그게 안 된다면 당원 뜻을 벗어난 통합이기에 꼭 통합을 해야겠다면 나가서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과거 그랬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등 통합중재파 의원들, 초선의원들이 19일 오전 국회 박 부의장실에서 통합과 분당 등 당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선 의원은 "분열될 일만 가져오지 통합이 되겠냐는 것"이라면서 "우리 개인이 호남에 집착하는 개념이 아니라, 당원도 호남이 훨씬 많고 우리 지지기반이 호남인데 거기에서 반대여론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에 공격 빌미를 우리가 제공한 게 되기도 한다"면서 "적폐청산 한다는데 적폐세력이랑 통합한다는 거냐. 이렇게 되면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하겠나"고 꼬집었다.

일단 국민의당은 20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통합에 관해 토론을 벌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결론지을 것으로 보인다. 황주홍 의원은 "상호 신뢰 부족으로 증폭된 것이란 판단도 있어서 (친안계 의원들과) 상시적 대화 채널을 만드는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안 대표 쪽, 평화개혁연대(통합반대파), 중재파 등 몇 명씩 모여 상시적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긴급대화체를 구성하자는 것이 가장 큰 결론"이라고 밝혔다.

황주홍 의원은 "내일 오전 10시 폭넓은 난상토론을 벌이는 진지한 의원총회가 열리게 될 것 같다"면서 "39명 의원들이 다 개성과 입장, 태도를 갖고 있다. 당이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원하지 않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란 예감 속에서 이것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충정으로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합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은 19일 오후 2시 전북 전주에서 열린 평화개현연대 토론회에서 "당내와 호남 민심의 압도적 반대에도 당 대표가 계속 고집을 부리면서 우리 당은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면서 "통합을 하겠다는 것인지, 분열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이제 알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천정배 의원은 "촛불혁명이 만든 국가대개혁의 기회를 살려 선도정당인 국민의당이 적폐청산과 개혁에 매진하는 것만이 나라를 살리고 당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자유한국당을 아우르는 적폐세력과 기득권 세력의 대통합으로 가는 다단계 통합의 첫 관문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대통합의 수순에 말려든다면 촛불혁명이 이룬 적폐청산과 국가대개혁의 기회는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의원도 "통합은 좋은 말이지만, 안철수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다르다"면서 "통합이 아니라 '선 안철수, 후 자유한국당'의 보수 야합을 하겠다는 것인데 어떻게 그런 세력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통합이 아니라 적폐 세력 연대"라면서 "청산돼야 할 세력과 손 잡는 것을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18일 한겨레TV 더정치 인터뷰에 출연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정당 2등 정당이 돼 자유한국당을 누르고, 결국에는 수권정당이 되는 게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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