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런 애틋한 감정을 방송에서 활용하는 방식에는 정도와 절제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수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가끔은 격렬한, 때로는 철없는 반응을 불러 오기도 하고 수많은 억측과 추측들은 이내 같은 동료인 다른 이들에게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겪어야 하는 막중한 부담감이기에 이들은 서로에 대한 동료의식, 또는 동업자 정신에 조금 더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니 땐 굴뚝에서도 연기가 피어나고, 갑자기 생사람이 일진이 되기도, 과거가 지저분한 사람으로 돌변하기도 하는 것이 지금의 팬덤 문화가 가진 어두운 면이니까요.

그만큼 민감한 문제이니 러브라인에는 그 누구보다도 집요한 강호동도 속도조절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이어갔습니다. 결국은 효연의 개인 문제에서 요즘 여자 아이돌의 사랑하는 방식, 그 외로움을 털어놓는 화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었던 주제였어요. 잔뜩 거품을 불러놓고 나중에는 나 몰라라 하고 모두 딴청을 피우는 이상한 고백. 그녀의 짝사랑이란 그런 의문부호만 잔뜩 찍어놓고 끝내버린 바람 잡기였습니다.

하긴 이젠 아이돌들도 프로그램에서 러브라인 짝짓지 사랑을 넘어 가상 결혼도 하는 세상이니 이정도 짝사랑 고백은 애교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강심장은 정말 잡식의 프로그램으로 점점 더 성장, 혹은 변태하고 있습니다. 타사 프로그램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합쳐 잘나가는 모든 코드들을 다 답습해서 춤, 노래, 개인기, 토크의 모든 방법으로 풀어놓는 종합 버라이어티로 변하고 있는 것이죠. 효연의 짝사랑 고백도 그런 다양한 볼거리 중에서 하나인 아이돌의 사랑팔기였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현재 연예계의 확실한 코드이기는 하지만, 결코 동의할 수는 없는 뒷맛이 이상한 웃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