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는 지난 5일부터 이어온 24시간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오늘(15일) 종료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강규형 이사 해임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KBS 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의 해임이 내년 1월 중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열흘에 걸친 릴레이 발언에 마침표를 찍었다.

KBS 새노조는 1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릴레이 발언 종료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영 사장 퇴진 이후 KBS를 바로 세우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KBS 새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통위는 KBS 비리이사 가운데 한 명에 대해 '해임'처분을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라며 "이로써 KBS를 망쳐온 고대영 체제의 종말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승리가 눈앞에 다가 온 지금, 우리는 릴레이 발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1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KBS人 릴레이 발언' 종료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영 사장 퇴진 이후 KBS를 바로 세우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미디어스)

KBS 새노조는 "다음 주부터는 고대영 체제를 종식시킨 이후 새로운 KBS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KBS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우리는 고민하고 토론하며 결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성재호 KBS새노조 본부장은 "이 릴레이 발언의 목적은 방통위가 조속히 KBS 비리이사를 해임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 방통위는 강규형 이사에 대한 해임절차에 착수했다"며 "우리가 거둔 성과다. 하지만 우리의 릴레이 발언은 단순히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 9년 우리 자신을 반성하고 KBS의 잘못을 속죄하는 참회록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그 참회록을 통해 국민들에게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KBS를 만들어 갈 것인지 말씀드리는 약속이기도 했다"며 "이 릴레이 발언은 KBS를 망쳐온 이인호 이사회 체제를 해체하고 나아가 고대영 퇴진의 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릴레이 발언을 이어온 광화문 광장은 지난 겨울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겠다는 국민들이 함께 모여 적폐청산을 외쳤던 장소"라며 "이 발언을 마치고 우리는 KBS를 어떻게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다시 세울지 고민해서 바로세우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은 지난 5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24시간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릴레이 발언' 첫 주자로 나선 오언종 KBS아나운서가 발언하는 모습.(미디어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늘로 10일, 240시간 이어말하기를 완수했다"며 "여러분들은 KBS를 바로잡겠다는 열정과 공영방송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열망으로 미쳤다. 우리를 미치게 하는 그 열망 때문에 우리는 꼭 승리할 것"이라고 외쳤다.

김환균 위원장은 "길게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것은 내 자신을 돌아볼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며 "그 토대 위에서 KBS의 미래가 설계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 자기고백, 참회, 미래에 대한 설계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KBS를 똑바로 세우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KBS 새노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KBS 새노조의 무기한 릴레이 발언은 지난 5일 시작돼 240시간 동안 조합원, 학자, 시민 등 총547명이 참여했다.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중계된 릴레이 발언은 조회 수가 6만 건을 넘어섰고 게시물에는 1만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KBS 새노조는 "이번 릴레이 발언은 지난해 민주당의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위한 필리버스터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계속됐다"며 "한국기록원에 기록 인증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KBS 새노조는 "강규형 이사의 최종 해임은 이달 안에 완료될 것이 확실시된다"며 "고대영 사장 해임은 1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강규형 이사를 22일 청문한다. KBS 새노조는 26일 방통위가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통해 강규형 이사에 대한 해임건의를 대통령에게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 야권측 이사인 강규형 이사가 해임되고 여당 또는 현 정부가 보궐이사를 선임하게 되면 KBS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역전된다. 이후 KBS이사회가 고대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상정해 의결하면 고 사장은 최종 해임된다. 2014년 당시 길환영 KBS 사장의 경우 보궐이사 선임으로부터 최종 해임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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