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는 수많은 케이팝 가수 가운데 2017년을 가장 빛낸 남녀 선두주자 아이돌 그룹이다. 이들이 데뷔 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다.

이들의 시작을 되돌아보면 방탄소년단은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이냐는 비아냥을 이겨내야 했다. 트와이스는 식스믹스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식스틴>을 통해 어렵게 데뷔했지만 대학 강의실에서 데뷔 타이틀곡을 부를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2015년부터 <화양연화>의 성공, 트와이스는 2016년 <PAGE TWO>의 성공을 발판으로 2017년 올해는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에게 있어 ‘심히 창대’한 해가 됐다.

앨범 판매와 빌보드가 인정한 남자 그룹 선두주자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承 Her' 발매한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이 아미(방탄소년단의 팬)와 상관없이 일반에게 화제가 되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화양연화> 시리즈가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들어가면서 심상치 않은 방탄소년단의 화제성이 대중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3대 기획사만 진입 가능하다고 보아온 미국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한 건 중소기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이룬 쾌거다.

방탄소년단의 화제성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고, 그 성과물은 아미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에 무관심했던 대중도 관심을 갖게 만든다. 계기는 올해 한 번이 아닌 5월과 11월이었다. 봄에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 가을에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K팝 그룹 최초로 공식 초청됐다.

ABC ‘지미 키멜 라이브’, NBC ‘엘렌 드레너러스 쇼’, CBS ‘더 레잇레잇쇼’라는 미국의 3대 토크쇼에서도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진정한 무서움은 빌보드 차트에서의 진검 승부라 할 수 있는 핫 100에서 증명됐다. 스티브 아오키와 함께한 ‘마이크 드롭’은 K팝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28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싸이의 빌보드 핫 100 차트 2위는 K팝 가수 솔로가수 분야 최고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의 28위 랭크는 SM과 YG, JYP도 달성하지 못한 중소기획사의 혁명이었다.

'방탄소년단' 빌보드 베스트송100 선정

추가로 방탄소년단의 ‘DNA’는 ‘2017 빌보드 베스트송 100’ 중 49번째 노래로 선정됐다. 케이팝 가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올랐다.

빌보드 기록이 다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LOVE YOURSELF 承 `Her` 앨범으로 가온차트 11월 기준으로 1,424,886장의 판매고를 이뤘다. 이는 엑소의 ‘THE WAR - The 4th Album (Korean Ver.)’ 판매량인 949,009장(가온차트 11월 기준)보다 66% 높은 수치다. 단일앨범으로 120만장 이상의 판매 스코어를 기록한 LOVE YOURSELF 承 `Her`는 지난 2001년 god의 정규 4집의 앨범 판매량 기록 이후 16년만의 기록이라 더욱 뜻깊다.

어지간한 남돌 뛰어넘은 트와이스, 내년 日쇼케이스 투어 매진

남자아이돌의 선두 주자에 방탄소년단이 있다면 여자아이돌의 선두 주자는 트와이스다. 가온차트 기준 상반기 앨범 판매량 전체 4위가 트와이스의 ‘SIGNAL'이고, 올해 전체 앨범 발매량으로는 남녀 통틀어 10위(twicetagram)와 12위(TWICEcoaster : LANE2), 13위(SIGNAL)에 랭크시키는 괴력을 발휘한다.

트와이스의 앨범 판매 수치는 방탄소년단과 엑소, 워너원과 세븐틴의 판매량에 뒤이은 스코어인데, 누적 앨범 판매량으로는 데뷔 이후 200만 장이 넘는다.

트와이스(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의 앨범 판매 스코어가 무서운 점은 올해 앨범 판매량만으로 볼 때 걸그룹 전체에서는 물론이고 어지간한 남자 아이돌의 앨범 판매량조차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른 걸그룹이다 보니 ‘남돌 씹어먹는 여돌’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유튜브 조회수만 보면 트와이스는 이번 신보 ‘Heart Shaker'를 제외하고 타이틀곡 모두 1억 뷰 이상을 기록한 걸그룹이다. 'CHEER UP'과 'TT', 'OOH-AHH하게‘ 세 곡은 2억 뷰를 돌파했는데 곧 있으면 ’TT‘는 3억 뷰를 돌파할 예정이다.

트와이스의 일본 내 성과를 보면 일본 데뷔 앨범 ‘#TWICE’, 일본 첫 싱글 앨범 ‘One More Time’이 일본 레코드협회에서 플래티넘 인증을 받으며 한국 걸그룹으로서는 최초로 같은 해 싱글과 앨범 두 분야 모두 플래티넘 인증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한국가수로는 유일하게 6년 만에 NHK ‘홍백가합전’ 출연이 확정됐다.

트와이스는 내년 1월 19일 아이치 세토시 문화센터를 시작으로 22일에는 후쿠오카, 23일 히로시마, 25일과 26일은 오사카, 29일 도쿄, 31일과 2월 1일은 사이타마 등 6개 도시 8회 공연의 쇼케이스 투어 예정인데,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11일 발매한 신보 ‘Heart Shaker'는 14일 오후 2시 현재 국내 음원사이트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멜론에서 1위로 역주행 중이다.

재미있는 점은 트와이스의 활약이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3배 이상 뛰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연초 4,600원대의 주가가 트와이스의 ‘SIGNAL' 발매와 일본 데뷔를 기점으로 뛰기 시작해 7월의 조정기를 거친 후 현재 12,000-13,000원을 오가고 있다.

올해를 뜨겁게 빛낸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에게 2018년은 어떤 해로 다가올까. 내년 이들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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