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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랑하는 사이 2회- 이준호 원진아 남겨진 자들, 삶도 사랑도 아프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12.13 13:56

서글프고 아프다. 그 지독한 고통 같은 지옥 속에서 겨우 살아났지만, 살아남은 현실은 더 지옥 같다. 좀처럼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10년 전이 현재를 옥죄고 있을 뿐이다. 망가진 채 버티는 강두와 애써 참으며 버티는 문수는 그렇게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삶도 사랑도 아프다;
트라우마에 갇힌 그들에게 희망과 사랑은 동급으로 찾아올 수 있을까?

쇼핑몰이 붕괴되던 날 강두와 문수는 같은 장소에 있었다. 강두는 아버지를 기다렸고, 문수는 엄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그곳에 있었다. 남자 친구와 약속이 있었던 문수는 아이스크림 가게 유리문을 바라보며 립스틱을 바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쪽에서만 보이는 그 유리창 건너에는 강두가 있었다. 안에 누가 있는지도 모른 채 몸단장을 하던 문수가 너무 귀여웠다. 그런 문수를 놀리기 위해 툭 친 유리. 그 흔들림에 깜짝 놀라는 문수의 모습마저도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이건 전조였을까? 그 흔들림은 쇼핑몰 전체를 흔들었고, 그렇게 무너졌다.

유명한 설계사로 성장한 주원에게도 쇼핑몰 붕괴는 남의 일이 아니다. 주원의 아버지는 쇼핑몰 설계자였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그에게 돌아갔고, 이기지 못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모든 죄를 뒤집어쓴 채 사망한 아버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는 청유건설 회장에게 갔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몸종이나 다름없는 존재로 전락하면서까지 아들을 지키고 뒷바라지하고 싶었다. 주원은 유학을 떠나 건축 공부를 마저 했고, 그렇게 번듯한 건축사 사무소를 내고 활동 중이다. 청유건설 딸인 유진과는 CC였다. 만약 사고만 없었다면 주원과 유진은 부부가 되었을 수도 있다. 

유진은 주원이 가장 힘들 때 외면하고 떠났다. 그런 그녀가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보려 하지만 이미 주원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있을 뿐이다. 주원은 복수를 하고 싶다. 그리고 진실도 밝히고 싶다. 정말 내 아버지가 모든 사고를 일으킨 주범일까? 절대 아니다. 확신하지만 이를 실제 증거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그렇게 주원은 강두를 만났다. 

거칠기만 한 이 남자. 두렵고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주원은 그와 손을 잡았다. 강두 역시 평생 만날 일 없다 생각한 주원과 손을 잡았다. 강두가 주원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단 하나다. 다시는 10년 전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이다. 

그라운드 제로에 이들이 모인 것은 같은 이유다. 다시는 그날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함 말이다. 모델러인 문수가 이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날의 기억과 상처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절실함 때문이다. 애써 참아왔다. 자신까지 무너지면 말 그대로 온 집안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동생 죽음 뒤 어머니는 완전히 무너졌다. 자신 탓으로 딸이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버지와는 별거를 하고, 아버지 역시 그 트라우마에 갇힌 채 그저 유령처럼 살아갈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수마저 무너졌다면 이들 가족은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 버티던 문수가 무너졌다. 지독한 악몽으로 매일 잠을 설치던 문수는 잠을 자고 있어야 할 엄마가 없어 당황했다. 잠자리에 술병만 나돌고 사라진 엄마는 탕 속에 있었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었다. 깜짝 놀란 문수와 달리, 속이 답답해 물속에 들어갔다는 말에 문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동생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해왔던 문수. 애써 미소를 지우며 행복한 모습만 보이려 한 문수를 엄마는 곰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한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수는 내색만 하지 않았을 뿐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져 있었다. 그렇게 온 몸이 물에 젖은 채 오열하는 문수의 모습에 윤옥은 긴 잠에서 깬 듯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문수가 그렇게 아픈 줄 모르고 자신의 감정에만 매몰되어 있던 자신을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어머니니까. 비록 어린 딸을 먼저 보내기는 했지만, 남겨진 아이에게도 그녀는 어머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강두에게도 누나 같은 동생이 있다. 재영은 가장 민감했던 10대에 그 기억을 간직해야 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오빠의 부상, 그리고 어머니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지독한 기억은 그녀를 너무 이른 나이에 어른이 되게 만들었다. 그렇게 죽기 살기 공부해 의대에 간 그녀는 이 지독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오빠가 어떤 생각인지 명확하게 모르지만 막 사는 듯한 그가 답답하다. 그래도 동생 재영은 오빠 강두를 사랑한다. 

48명의 희생자와 또 한 명의 희생자.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의 실체를 찾기 위해 주원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직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리던 주원은 문수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동네 목욕탕집 딸이라는 사실 정도다. 그리고 건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뛰어난 모델러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 그런 그녀가 좋다. 왜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렇게 사랑은 주원에게 스며들었다. 

강두는 10년 전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여자가 바로 자신 앞에 있는 문수인지 아직 몰랐다. 문수 역시 강두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사투했던 인물인지 몰랐다. 운명처럼 그들은 다시 그렇게 그라운드 제로에 다시 모였다. 자신과 너무 닮아 외면하고 싶은 강두.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이 남자는 운명이다. 이 지독한 사랑은 그래서 아프다.

지독한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가던 세 남녀가 모였다. 각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서로가 어떤 사연을 가진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운명처럼 하나가 되었고, 그렇게 청유건설을 향해 다가서기 시작했다. 그 지독한 기억을 벗어나지 못한 그들은 그 안으로 들어섰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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