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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Shaker' 달라진 트와이스, 마침내 우리가 기다려온 그 트와이스[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7.12.13 12:07

트와이스가 그동안 내놓은 노래에서 가장 많이 지적 받아온 부분 가운데 하나는 ‘수동적인 여성상’에 있었다. 트와이스는 데뷔할 때만 해도 ‘귀여움’이 콘셉트가 아니라고 <주간아이돌>에서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데뷔곡을 만든 블랙아이드필승의 ‘OOH-AHH하게’는 트와이스의 콘셉트를 애초 콘셉트가 아닌 귀여움으로 방향 짓게 만들었다. 트와이스는 이 귀여운 콘셉트가 트레이드마크, 상표가 되다시피 했다.

문제는 그동안 트와이스의 이런 귀여운 콘셉트와 여성의 적극성이 매치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 “시간 있니?” 혹은 “만나는 사람 있니?” 하고 미끼만 던져도 상대방은 트와이스에게 구애를 할 정도로 매력 만점의 아홉 아가씨들은, 그간의 히트곡 가운데서 좋아하는 이성에게 자신들의 매력을 먼저 어필하는 걸 포기하다시피 했다.

트와이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CHEER UP’에서는 좋아하는 남자의 전화를 냉큼 받으면 ‘쉬운 여자’로 보일까봐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밀당’이라고 치자. 그 이후의 히트곡부터 트와이스는 수동적인 여성상에 갇히기 시작했다. 트와이스의 마음이 열리기까지 내일도, 모레도 마음의 문을 노크해 달라고는 하지만 12시가 되면 닫힌다는 ‘시간적인 신데렐라’가 되거나, 좋아하는 남자를 마음 가운데서 밀어내려 하지만 반대로 자꾸 끌리는 바람에 애꿎은 인형과 엄마에게 화풀이하는 ‘할로윈 콘셉트의 소녀’가 됐다.

한때는 외계인을 사랑해보기도 했지만 트와이스가 사랑하는 외계인은 지구 소녀의 ‘시그널’을 사랑한다는 구애로 알아채지 못한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BB크림과 립스틱은 기본이고, 신체 사이즈에 맞지 않는 핏을 소화하기 위해 숨을 참고 잔뜩 배를 줄이던 소녀는 밤새 ‘좋아요’란 버튼을 상대가 눌러주기만 기다린다.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해도 될 만큼 매력적인 아홉 명의 트와이스가 자신의 매력을 ‘자각’하지 못한 채 이성이 먼저 다가와주길 기다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가 먼저 알아달라고 속을 끓이는 가사로 인해 트와이스는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별들의 전쟁이 작사한 신곡 ‘Heart Shaker'를 통해 드디어 트와이스는 적극적인 여성상에 다가서기 시작했다. 별들의 전쟁을 통해 트와이스는 바보처럼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겠다고, 좋아한다고, 네가 맘에 든다고, 사랑한다고, 반했다고 먼저 고백하는 적극적인 아가씨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내 맘을 알아 달라고 혼자 속앓이만 하던 아가씨들의 푸념은 ‘Likey'에서 마침표를 찍고 ‘Heart Shaker'에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대시하는 걸 주저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여성상으로 진전하기 시작했다. 

트와이스가 별들의 전쟁을 통해 수동성에서 벗어나 사랑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능동적인 여성상으로 변했다는 점은, 그동안의 트와이스의 전매특허인 귀여운 소녀의 콘셉트에만 만족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리스너를 향한 ‘시그널’일 수도 있다. 

그 시그널은 데뷔할 때의 와일드 엣지일 수도 있고, 걸크러시일 수도 있다. 아님 귀여운 콘셉트는 내년에도 계속 고수하는 가운데서 사랑의 다양한 콘셉트를 다른 작사가를 통해 추구할 수도 있다. 

1년 이상 사랑의 수동성만을 주구장창 외치던 트와이스에게 ‘사랑의 적극성’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점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이다. 대한민국 정상의 걸그룹치고는 그동안 사랑의 수동성 안에 너무나 오래 갇혀 있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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