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비가 힙송으로 후속곡 무대를 가졌는데요. 故 김성재의 ‘말하자면’의 패션, 안무와 너무도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순간 이번 힙송이 故 김성재를 추모하는 컨셉인가 싶어,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내용은 볼 수가 없더군요.

故 김성재의 말하자면은 1995년 11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한 번의 무대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안타까운 노래입니다. 10대분들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어릴 적 듀스를 정말 좋아해서, 듀스의 멤버였던 김성재가 솔로로 나온다는 소리에 앨범(당시는 카세트 테이프였죠. ㅎㅎ)을 나오자마자 구입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렇게 가진 첫 번째 무대를 보고 정말 흥분하고 역시 김성재다라는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마지막 무대갈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죠.

노래는 아직까지 가끔 들어도 정말 좋은데요. 그렇게 노래뿐만이 아니라 당시 김성재의 컴백무대는 패션과 안무가 상당히 파격적이었습니다. 당시는 힙합이란 장르가 활개 치기 전이라 의상은 대부분 단정한 패션들이 많았는데, 김성재는 첨으로 하키복 패션을 선보이며 참 인상적이었죠. 안무 역시 기마자세에서 허리를 앞으로 숙여 한쪽 다리를 좌우로 흔드는 참 독특한 춤이었구요.

그런데 그런 제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던 김성재의 말하자면 무대의상과 안무가, 비의 힙송을 통해서 재현이 되더군요. 표절이라 하기엔 너무 노골적이고, 리메이크라 하기엔 컨셉에 대해서 아직 어떠한 공식 멘트도 없습니다.

故 김성재의 말하자면 패션 VS 비의 힙송 패션

암튼 그럼 먼저 김성재의 말하자면과 비의 힙송의 패션을 비교해 볼까요?

당시 김성재의 패션 포인트는 3가지였는데요. 하키복 바지와 글러브, 그리고 선글라스입니다. 비 역시 이번 힙송에서 하키복 바지에 글러브, 그리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죠. 단지 다른 것은 글러브가 하키 장갑이 아니라 권투 장갑이라는 것입니다.

故 김성재의 말하자면 안무 VS 비의 힙송 안무

비의 힙송 안무 곳곳에서도 김성재의 말하자면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안무가 들어가 있는데요. 기마자세에서 허리를 숙이는 것도 그렇고, 비가 힙송의 중간의 "내 마음이여, 내 몸이여" 부분에서 한쪽 다리를 좌우로 접는 부분도 비슷합니다. 또 늑대 울음소리 전의 안무도 그렇구요.

암튼 그렇게 딱 한번 무대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김성재의 그 패션과 안무가 1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반갑기도 했지만, 당당히 리메이크 컨셉이라고 밝히고 활동을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만약 그랬다면 예전 듀스를 좋아했던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더욱 관심을 가지고 비의 무대를 볼 수 있었을텐데, 아무런 말도 없이 너무도 흡사하게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을 넘어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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