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현상은 이미 걸그룹들이 모두 상반기 활동을 끝낸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또한 2월부터 몰아친 걸그룹들의 거센 바람과 비록 천안함 침몰사고에 묻히긴 했어도 비, 이효리의 활동까지 대중들의 귀가 현란함에 다소 지친 것일지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위의 차트에 적어도 꼭 있었어야 할 아이돌 그룹이 있었다. 그렇지만 정규4집으로 컴백한 슈퍼주니어의 타이틀 곡 미인아는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거의 외면당하다시피 하고 있다.
강인, 한경, 기범 등이 빠지고 10명만의 음반을 낸 이번 정규 4집은 일주일 앞서 발표한 f(x)의 누 예삐오와 마찬가지로 대중성을 거의 확보하지 못한 노래로 평가받고 있어 자연스럽게 음원성적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각 음원사이트가 스트리밍보다 다운로드에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다운로드 수치가 높은 신곡이 항상 유리한 편인데도 이와 같은 현상을 보이는 것을 보면 슈퍼주니어의 4집 타이틀곡은 대중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이와 같은 발라드 우위 현상은 5월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조만간 월더걸스와 SS501의 컴백이 이어지겠지만 슈퍼주니어의 부진으로 인해 5월의 가요계 대전은 아이돌그룹끼리 벌이던 기존 상황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 같다. 팬덤의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슈퍼주니어의 음반 판매가 호조를 보여 뮤직뱅크 1위는 몇 번 가능하겠지만 전반적인 인기곡으로서 부상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의 부진이 실망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는 하지만 가요계가 아이돌의 지배력에서 벗어나 다양한 듣는 노래들이 힘을 발휘하는 현상은 비록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달콤하고 상큼한 걸그룹들의 발랄한 노래들만 듣고 일 년을 다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또 한편으로 비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이 대중의 사랑을 확보하는 것이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턱없이 작기만 한 한국 음악시장을 편향되지 않게 발전시킬 수 있는 작은 불씨라도 되어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사랑스러운 걸그룹들을 일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 음악시장은 커져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 이렇게 발라드 곡들이 단체로 힘을 발휘할 때 대중들도 음반 한 장, 음원 하나 더 사주면 심각한 아이돌 편향의 음악시장에 균형 잡힌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희망을 발견하고 싶은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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