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넌센스가 있었습니다.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던 국회의원과 그를 돕겠다는 소수의 사람들이 청계천을 무대로 후원하겠다는 정치 공연은 당연하게도 무산되었습니다. 참가 명단에 들었던 가장 유명한 그룹으로 인해 여론화된 이번 사건은 명백한 하나의 진실을 담아냈습니다.

아직도 알지 못하는가?

정치꾼들과 연예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당연히 그들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인들이라는 점입니다. 대중들이 그들을 알아보고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그들이 재미있게도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해왔음은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들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면 선거철이 다가왔음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을 가진 그들의 모습은 절대적인 권력을 하나에 몰아줌으로서 파생되는 수많은 병패들만 양산한 채 과연 그들이 필요한가에 대한 회의감도 들게 만들고는 합니다.

필요악이 되어버린 그들의 존재감은 있으면 골치이고 없으면 서운한 그런 정도의 존재감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 근간인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은 투표를 통해 뽑힌 국회의원들이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룰을 지키는 국회의원들은 과연 존재할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들에게 주어진 권력만을 탐하는 모습은 공분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을 뿐입니다. 연예인들 역시 크게 다를 것이 없지요. 대중들의 사랑으로 대스타가 된 이들은 마치 자신이 왕이라도 되는 듯 허세를 부리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팬들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그들의 시각에는 자신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만의 가치 속에 거대해진 권력의 맛은 달콤하기만 하지요. 그렇기에 함부로 술 마시고 행패부리고 사고를 쳐도 악어의 눈물 몇 방울이면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국회의원과 연예인들은 그래서 참 많은 것들이 닮아 있습니다. 그런 그들을 만들어준 국민들에게 그들이 보이는 행동들은 질타를 받아 마땅하지만 권력을 가진 그들에게 그런 대중들의 함성은 그저 자신들에게 보내는 환호로 착각할 정도의 안하무인이 되어가는 것마저도 닮은 그들은 샴쌍둥이 같기만 합니다.

그런 그들이 정치 쇼를 위해 하나로 뭉쳤습니다. 그런 그들을 보고 대중들은 질타를 보내기 시작했지요. 그런 상황에서 가장 민감하게 대처하고 판을 깨버린 것은 연예인들이었습니다. 출연이 확정된 이후 여론의 상황을 보던 그들이 발 빠르게 발을 빼는 것은 대중 심리에 민감하기 때문이지요.

북치는 애프터스쿨의 모습이 오늘따라 ‘피리 부는 사나이’로 보이는 것은 저만은 아니겠지요.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 서러울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마저도 그들의 숙명이겠지요.

국회의원들은 임기가 보장되어 있지만 연예인들에게 임기란 대중의 사랑이 임기이기에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이번 행사는 단 1%의 도움도 안 된다는 것을 처음에는 알지 못했나 봅니다(기획사에서 일괄 섭외해 통보한 행사라는 것은 일천한 핑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신경 쓰지 않았다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사에 참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이고 문제가 있는 행사이고'가 문제가 아니라 여론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에만 관심이 있기에 그들은 여론만을 볼뿐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행사의 성격은 크게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무식하다고 손가락질을 당한다는 연예인들이지만 최소한 하루 10분간 신문만 읽어도 어떤 흐름인지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몰랐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철저하게 돈과 인기만을 쫓아가는 부나방 같은 연예인들과 국회의원들의 만남은 호된 대중들의 질타 속에 초라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주최 측에서는 여전히 '특정 세력'이 개입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정 세력이 바로 국민 다수임을 알지 못한 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핑계로 일관하는 그들의 특징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지요.

이렇게 그들의 정치 행사에 꽃이 되어줄 연예인들이 여론을 두려워해 불참한 가운데(남궁옥분과 김세환만 공식적인 불참 통보) 그 곳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정치 모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정치적인 발언과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있는 발언들이 이어졌지만 이 사안에 대한 선관위는 정치적인 사안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편향된 시각은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번 해프닝을 통해 한나라당에서는 특정 세력이라는 지칭을 앞세워 선거 공세와 자기만족에 빠질 것이고, 큰 코 다칠 뻔한 연예인들은 몸 사리기에 들어설 듯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간과 하고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특정세력'이 국민 대다수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좌파 혹은 반대파들의 여론몰이로 호도한다면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 되겠지요.

인기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민심입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서도 그 어느 것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민심입니다. 그런 민심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이끌어 가느냐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연예인들도 동일하지요.

민심을 읽지 못하는 이들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이번 해프닝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선거철을 앞두고 짜증나는 인간들의 얼굴들을 수도 없이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에게 이번 넌센스는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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