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인 블로거 '디제'님은 프로야구 LG트윈스 팬임을 밝혀둡니다.
외형적으로는 타선이 제몫을 다했으나 투수들이 역전을 허용해 패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오늘도 LG의 발목을 잡은 것은 타선이었습니다.
6점을 뽑았으나 그 중에서 득점권에서 적시타나 희생타에 의한 득점은 단 1점도 없었습니다. 두 개의 2점 홈런은 주자 1루 상황에서 나왔고, 그 외에는 솔로 홈런과 밀어내기 사구에 의한 득점이었습니다. 3회초 1사 1, 3루, 4회초 1사 만루, 8회초 2사 1, 2루의 득점권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만일 3회초나 4회초 득점권 기회에서 적시타가 아니라 희생 플라이만 하나라도 나와 줬다면, 점수는 5:0으로 벌어져 추격권에서 벗어나며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했을 것입니다.
어제 연타석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서동욱은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지만 4회초 1사 만루에서 스트라이크도 아닌 볼 변화구 세 개를 연거푸 휘두르며 3구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타석에서 냉정을 잃고 소위 ‘덤비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3회초 1사 1, 3루와 4회초 2사 만루에서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타점을 올리는데 실패한 최동수의 타격도 4번 타자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기회를 날리고 잔루를 늘리며 득점에 실패하는 타격 부진이 연패로 연결되며 팀을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는데, 2군도 아닌 육성군 코치 경력 단 1년으로 1군 타격 코치에 임명된 것이 타격 이론과 경험 양 측면에서 과연 문제가 아닌지 진지하게 검토해 볼 시점입니다.
벤치의 대타 기용도 의문이 남습니다. 8:6으로 뒤진 2사 1, 2루에서 작은 이병규를 대타로 투입했지만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는데, 경험이 많지 않고 타격에 있어 소극적이며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작은 이병규보다는 일요일 기아전과 어제 경기에서도 대타로 나와 안타를 기록하는 등 최근 대타 성공률이 높고 경험이 풍부한 손인호를 기용했어야 합니다.
LG가 타격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지난 몇 년 간에 비해 불펜이 안정을 찾았다는 사실이었는데, 이번 3연전에서 믿었던 오상민, 이동현, 김기표가 실점하는 등 불펜마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1선발 역할을 해주리라 믿었던 곤잘레스가 무용지물이 되었고, 봉중근을 제외한 나머지 토종 선발들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불펜진에 서서히 과부하가 걸리고 있었는데, 유일한 위안거리이던 불펜진마저 청주 3연전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최근 LG는 11경기에서 4패 뒤 1승을 두 번 반복하더니 다시 3연패의 늪에 빠졌습니다. 그것도 최하위 한화에게 당한 3연패라 충격적인데, 한화가 잘했다기보다 LG가 못해서 이루어진 싹쓸이입니다. 승패 마진도 어느덧 -7에 도달했습니다. 새로운 외국인 선발 투수와 부상 타자들의 복귀는 사후 약방문이 되며 올해도 LG는 5월 중순에 시즌을 접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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