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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게 국민의당 지지율 반등은 '딜레마'바른정당 통합 추진 때 '꼴찌', 정부에 협조하자 '반등'…"선택할 수 있는 길은 독자생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12.07 15:25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 지지율이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이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정부여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중재와 협조를 하면서 지지율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5.8%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1.2%p 상승한 수치다. 국민의당은 4주만에 원내정당 지지율 최하위를 벗어났다.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고, 최종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에 협조적으로 나섰던 것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운데)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과 예산안 협의를 두고 협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앞으로 국민의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협조할 때 국민의당 지지율이 오른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던 안철수 대표로서는 반갑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일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일 때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통합을 둘러싸고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 간의 갈등이 고조됐던 11월 초중순부터의 여론조사(리얼미터 기준)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1월 2주차 5.3%, 11월 3주차 4.9%, 11월 4주차 4.5%, 11월 5주차 4.6%로 4주 연속 원내정당 중 꼴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여당과의 협조에 국민의당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안 대표가 추진하던 통합 드라이브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게다가 안철수 대표의 통합론이 결국 '모래성'이 될 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 대표의 통합 추진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결집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16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들 사이에 퍼져있던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친박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던 새누리당과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철수 대표를 필두로 호남 중진 의원들이 '패권주의 청산', '중도정치'를 외치며 만든 국민의당은 기성양당의 대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받았다. 그 기대감이 4·13총선에서의 국민의당의 선전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70%를 상회하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50%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보수성향의 국민들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자유한국당으로 결집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물론 국민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 시 2위 정당으로 올라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근거다. 그러나 이 역시 일시적인 컨벤션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예로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바른정당을 들 수 있다. 바른정당은 탈당 당시 보수신당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여론조사에 거론됐는데, 여론조사 상으로는 한 때 20%대까지 지지율이 오를 만큼 성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지난 1월 바른정당이 창당했을 때의 지지율은 10% 내외에 머물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은 이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통합을 이뤄낸다고 해도 국민의당 39석, 바른정당 11석의 의석을 모두 지켜낼지도 미지수다. 박지원 의원은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결성한 평화개혁연대에 참여한 의원의 수가 30명에 이른다고 했다. 또한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명분이 생기면 자유한국당으로 향할 의원들이 5~6명에 이른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철수 대표에 의한 중도보수통합설, 일명 'YS의 길'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부산·경남(PK)라는 확고한 정치적 기반이 있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달리 안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현재 특별히 지지기반이라고 할 만한 지역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지원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제2의 YS의 길을 가고 있는데 호랑이굴로 YS가 들어가서 YS는 호랑이가 됐다"면서 "그런데 지금 안철수 대표는 호랑이 굴로 간다고 말은 하는데 지금 쥐구멍으로 가고 있다"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안철수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아니다. 그런 탁월한 정치력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협조할 때 국민의당 지지율이 오른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쪽으로 지지층이 몰려있는 정서 속에서 국민의당 활로에 대한 힌트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빠졌던 국민의당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민주당에 협조하니 올랐다는 것은 다시 통합 드라이브를 걸면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의미"라면서 "안철수 대표가 빠진 딜레마이고, 국민의당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엄경영 소장은 "안철수 대표가 4·13총선 당시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때와 지금의 정치 환경이 다르다"면서 "당시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강해서 제3의 대안을 모색하던 시기이지만, 지금은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에 민심이 갈라져 있어 제3정당이 설 자리 자체가 없는 상태다. 통합 과정에서 상당수 이탈세력이라도 생긴다면 통합의 시너지 자체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결국 국민의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독자생존'"이라면서 "당장은 힘들어도 2~3년 후에는 빛을 볼 수 있는 길인데, 이를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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