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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로 시작한 자이언트 진짜 거인이 될 수 있을까?[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5.11 14:06

올드보이로 시작한 자이언트 진짜 거인이 될 수 있을까?


SBS의 새로운 월화드라마인 <자이언트>가 첫날 1,2회 연속 방영이라는 공격적인 편성을 통해 기획의도에서 밝혔던 내용들을 모두 소진했습니다. 알릴 수 있었던 내용들을 모두 보여주고 이제 본격적인 시작을 앞둔 <자이언트>가 과연 그들의 기대만큼 거인이 될 수 있을까요?

자이언트는 진짜 거인이 될 수 있을까?

1. 우연과 필연이 만들어낸 악연의 시작

70년 부산에서 시작된 드라마는 서울로 옮겨와 강남 거대한 빌딩에서 마무리됩니다. 종말을 암시하는 그들의 관계에서 시작한 드라마는 마치 올드보이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과거로 들어가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트럭 운전을 하며 어렵게 살지만 가난해도 항상 밝고 건강했던 가족들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건설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를 통해 산 강남땅이 말대로 값이 뛰면 지긋지긋한 가난도 벗어나고 아이들 대학 교육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부모들의 마지막 기대였습니다. 골목대장인 강모는 미군 기지로 들어가는 초콜릿을 훔치다 우연히 금괴를 밀수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를 전해들은 아버지의 강직함이 죽음을 알리는 전조가 되어버립니다.

   
 

강남 개발이 준비 중인 상황에서 권력자들은 강남땅을 먼저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리고 권력에 굶주린 조필연은 금괴 밀수 건을 보고 받고 이를 빼돌려 자신의 출세에 이용하려 합니다. 급전이 필요했던 황태섭은 조필연과 악연의 끈을 맺게 되지요.

그렇게 탐욕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 했던 아버지와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뒤쫓는 권력자들을 피해 도주해야만 하는 삼남매들의 삶은 쉽지 않은 도전들만 남겨져 있습니다. 남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기차에서 뛰어내린 큰 형 성모는 큰 부상을 입고 미군에 의해 구해지게 되지만 그 악연의 끈을 기묘하게 다시 엮이게 됩니다.

황태섭의 밖에서 낳은 딸인 정연은 친모를 찾기 위해 무작정 대전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운명적으로 강모 일행을 만나게 됩니다. 잊을 수 없었던 어머니는 술집 작부에 주변 사람들 돈을 사기 쳐 도망친 천하의 몹쓸 사람이었습니다. 지갑도 잃어버리고 엄마에 대한 기억도 두려워진 그녀에게 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죠.

연탄가스 중독으로 엄마와 아직 이름도 없던 어린 동생까지 죽어야 했던 강모는 동생과 함께 남겨지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에 삼남매만 남겨진 그들은 철천지원수에 대한 증오만이 존재합니다. 원수와 사랑에 빠지고 원수에 충성을 다하고, 원수를 위해 살아가는 과정을 겪고 드러난 정체에 증오하며 원수를 갚는다는 기본 줄거리가 모두 노출된 상황에서 <자이언트>의 재미는 무엇일까요?

2. 식상함으로 점철된 내용이 정석인가?

드라마는 무척이나 식상합니다. 원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도 익숙함에 기인하고 집요하게 자신을 옥죄는 원수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거대한 존재가 되어 복수를 하는 과정도 이미 '에덴의 동쪽'등 최근 방송되었던 드라마에서 봐왔던 진부한 형식일 뿐입니다.

<자이언트> 역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이 담기며 아역들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습니다. 더욱 김수현과 남지현이라는 최고의 아역 배우들의 등장과 함께 1, 2회 이들을 압도했던 여진구의 활약은 드라마를 매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듯 어쩌면 이들 아역들의 연기로 인해 성인 연기자들이 한동안은 고생을 해야 할 정도로 맛깔스럽게 연기해냈습니다.

1, 2회를 통해 전체적인 캐릭터들 간의 관계들이 모두 설명되었습니다. 누가 누구와 악연이고 인연인지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가 중요하게 거론되겠지요. 최고 경영인이 된 강모와 원수의 오른팔이 되는 성모의 굴곡진 인생은 이미 모두 드러나 드라마를 식상하게 만듭니다.

처음부터 결론을 모두 드러내고 시작하는 드라마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사전에 모두 노출해버린 <자이언트>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과정 속에서 그런 결론에 도달 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이겠죠.

엄마 약값을 벌겠다고 어린 나이에 터미널에서 노래를 부르던 어린 미주는 최고의 여배우가 되고, 아빠와 엄마의 죽음을 모두 겪어야만 했던 강모는 굴지의 대기업 사장이 됩니다. 미군에게 구해져 원수의 눈에 띄여 중앙정보부요원이 되는 성모는 복수를 감행하기는 할까란 궁금증은 듭니다.

원수의 아들인 민우를 사랑하게 된 미주의 애틋함도 <자이언트>의 중요한 멜로 라인이 되겠지요. 복수극이라는 큰 틀 속에 강남 개발이라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복마전에 끼어든 인간 군상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일각에서 끊임없이 지적하는 MB 찬양이 과연 사실일지는 알 수 없지만 드라마는 시작과 함께 철저하게 사실과 다른 허구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건설 회사 회장으로 입지전적 인물이 된 강모가 MB의 분신일 수도 있겠죠. 경상도 출신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어렵게 성장해 최고의 CEO가 되는 과정은 이미 전에도 미화되었던 것처럼 극적인 재미를 던져주니 말입니다.

   
 
초반 드러난 내용들로 모든 것을 에둘러 판단하기는 힘들겠지만 분명한 것은 시기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들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경제 부흥을 위해 땅을 파겠다는 현 정부와 70년대 박통이 내세운 강남 개발이 겹치며 몸서리 처지게 만드는 상황을 제작진들은 어떻게 피해갈지 궁금합니다.

비슷한 상황을 끄집어 내 다른 진단으로 새로운 의미와 역설적인 반전을 꾀할 수도 있기에 시작과 함께 무한 비판은 과도한 여론몰이가 될 듯합니다. 이와는 달리 <자이언트>에 대한 과도한 언플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경계해야만 하겠지요.

'명품 아역에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성공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언론들의 일관된 기사들은 많은 이들에게 현 정권 실세에 대한 찬양과도 다름없이 다가옵니다. 어쩌면 이런 설레발들로 인해 <자이언트>가 실제 보여주고자 했던 복수극은 실체를 찾아보기 힘들고 만들어진 찬양 극으로 막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자이언트>는 매력적인 소재를 가진 드라마임은 분명 합니다. 강남이라는 실체 공간에 대한 개발과 발전을 둘러싼 이야기는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개발을 이야기한 영화의 흥미로움과 맞닿아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비극과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공간인 '강남'을 둘러싼 권력자들의 암투와 복수극은 많은 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밖에는 없지요.

과연 이 소재를 어떤 식으로 풀어내느냐는 중요한 전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작가가 이야기하듯 항간에 떠도는 MB 찬양이 아닌 지극히 극화된 내용들뿐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노가다 정권을 찬양하는 드라마인지 비판하는 드라마인지는 아직 섣불리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 게 많은 <자이언트>입니다.

흥미로운 소재와는 달리 식상한 전개와 뻔한 신파가 아쉽기는 하지만 시대극의 한계가 만들어내는 형식의 한계는 성공 스토리라는 감미로움이 이겨낼 수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과연 그 과정에서 부자를 찬양하고 개발 일변도의 정책을 옹호하는 드라마인지, 역으로 졸부들과 권력의 태생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드라마인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전자가 되면 비판받아 마땅한 찬양일변도의 권력 미화 드라마가 되겠지만, 후자라면 의외의 거인이 되어버린 걸작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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