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를 필두로 어제는 멜론 뮤직 어워드(이하 MMA)가 진행됐다. MAMA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대 뮤직 어워즈임을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부정 투표로 늘어난 해당 가수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무효를 선언하는 등 나름대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MAMA는 영화 분야 시상식인 ‘대종상 영화제’와 동일한 패착을 저지른다. 대종상 영화제는 해당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는 영화인에게는 상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영화인에게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빈축을 산 적이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2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멜론뮤직어워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CJ E&M 역시 MAMA에 참석하지 않은 가수에게는 상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대종상 시상식과 같은 패착을 반복한다. 이런 원칙 때문에 SM의 소녀시대는 MAMA 베스트 퍼포먼스 여자그룹 후보의 투표수에서 JYP의 트와이스보다 높은 후보군에 올랐음에도 수상의 기회를 놓쳤다.


MAMA의 공정성 시비는 이게 다가 아니다. 신인 아티스트 부분에서 아이오아이 출신의 청하는 위키미키나 KARD 등을 압도하는 투표수를 랭크했음에도 막상 신인 아티스트 수상자는 플레디스의 프리스틴에게 돌아갔다.

아이오아이 출신 청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녀시대와 청하는 높은 투표수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녀시대는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하는 투표수와는 상관없이 신인 아티스트 수상에서 배제당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시청자와 팬들은 투표와 상관없는 수상식을 할 바에는 아예 투표를 하지 말지 왜 투표를 했느냐는 볼멘소리가 웹의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참고로 청하는 올해 음원 순위만으로도 프리스틴보다 좋은 음원 성적을 거뒀다. 공정성 시비를 의식해서인지 MAMA는 청하에게 ‘베스트 오브 넥스트’ 상을 수여했다.

지난 2일 열린 MMA라고 해서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웠던 건 아니었다. MAMA의 잡음이 하나둘이 아니었기에 MMA의 공정성 시비가 작게 보였을 뿐이다. MMA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이유는 MMA 수상 부문 가운데 ‘올해의 노래’ 때문이다.

MMA는 ‘올해의 노래’ 수상 후보에서 YG의 위너와 JYP 트와이스를 아예 배제했다. 트와이스의 낙낙(knock knock)과 위너의 릴리릴리(really really)는 올해 1억 스트리밍을 근접할 정도로 팬들은 물론 대중이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다.

그룹 위너 [YG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그런데 이상하게도 MMA는 1억 스트리밍에 가까운 위너와 트와이스의 노래를 후보에서 배제해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에 이르게 됐다.

이제 남은 가요 관련 시상식은 골든디스크 어워즈와 서울가요대상 두 개다. 이들 시상식은 내년 초에 열릴 예정이다. 골든디스크 어워즈와 서울가요대상은 MAMA와 MMA가 저지른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운 시상식이 되길 기원해본다.

특히 잡음이 유독 많았던 MAMA는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꾸기 전에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다음에야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꿀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잡음 속에서 아시아의 그래미로 도약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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