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법원이 파리바게뜨의 제빵사 직접고용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가운데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MBC가 관련 보도에서 제빵사의 입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방송모니터에서 "MBC는 제빵사의 입장을 외면했다"며 "MBC는 주로 파리바게뜨 본사와 협력업체,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분석했다.

29일 민언련 방송모니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28일 지상파·종편 방송사 중 관련 사안을 보도한 방송사는 KBS, MBC, JTBC 뿐이다. KBS는 해당 보도를 단신으로 처리했고 MBC와 JTBC는 꼭지 하나씩을 할애해 보도했다.

민언련은 MBC 보도에서 제빵기사들의 목소리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관련 보도에서 MBC는 주로 파리바게뜨 본사와 협력업체,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며 "이런 경향성은 보도 제목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제빵사 직접 고용하라"…위기의 파리바게뜨> MBC 뉴스데스크 11월 28일 보도 캡처

민언련은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에 제빵기사 5400여 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한 9월 21일부터 MBC의 관련 리포트를 조사했다. 민언련은 "MBC 관련 보도 제목에는 '일자리 쥐어짜기', '기업 우려', '직접 고용 진통', '위기의 파리바게뜨' 등 기업 측 우려가 빠짐없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9월 21일 <"제빵기사 직접고용"..."현실 무시한 결정">에서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은 자신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현실을 무시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등의 내용을 실었지만 당사자인 제빵사들의 입장은 없었다.

법원이 파리바게뜨의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11월 28일에도 MBC는 오히려 "대구 지역에선 제빵사 30여 명이 본사 직접 고용에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며 제빵사들 중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일부의 의견만을 취사 선택해 보도했다.

한편, 해당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6월 당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제빵업은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업종으로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 협력업체와 업무협정을 맺는 구조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업무를 직접 지시하고 인사·노무 관리까지 한 것으로 판단해 직접고용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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