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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파업은 독립성 위한 것…타협은 있을 수 없어”[인터뷰]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권순택 기자 | 승인 2010.05.10 10:06

우리나라 표현의 자유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한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프랑크 라 뤼(Mr. Frank LA Rue)가 지난 6일 MBC 파업 현장을 찾았다. 그날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언론·표현의 자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의 다양성”이라던 프랭크 라 뤼 씨는 “(유엔 본부가 있는)제네바에서 한국의 언론,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는 느낌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사태의 해결의 실마리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12일 째 단식을 이어가던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이근행 위원장은 결국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KBS의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어린이날이었던 5일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논문 이중게재’ 관련 보도가 이화섭 KBS 보도제작국장에 의해 삭제된 채 방송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미디어스>는 지난 7일 언론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상재 위원장을 찾았다.

   
  ▲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에서 최상재 위원장은 “프랭크 라 뤼씨는 조사하는 입장이라 (한국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 견해를 밝히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면서 “유엔에서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왔다는 자체가 우리나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MBC 파업에 대해 “MBC 독립성에 위협이 되는 인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반대해야 되는 것”이라면서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제대로 된 파업을 수행한 언론노동자들은 언론인으로서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MBC가 보도에 있어서 공정성을 확보할 것인지가 우리의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근행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함께 KBS와 SBS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노조전임자 축소를 골자로 하는 타임오프제 시행에 대해  최 위원장은 “노조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면서 “언론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데 있어 우려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국민들을 향해 “언론사 경영진 및 상층부는 모르겠지만 취재 현장의 언론노동자들은 아직 건강하다”면서 “MBC 및 언론노조 투쟁에 함께해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최상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프랭크 라 뤼, 정부는 명예훼손 대상이 아니라는 것에 공감해”

프랭크 라 뤼와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나?

대단히 상식적인 이야기들이다. 전파는 공공의 재산이고 따라서 사적 자본의 일부를 할애할 수는 있지만 일정 비율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과 정부가 명예훼손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을 이유로 저널리스트를 형사 처분하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또한 공영방송이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는다하더라도 인사 및 경영, 편성에서의 독립성은 보장돼야 한다는 것과 검찰의 수사와 기소 자체가 언론인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면 안된다는 것 등 상식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이 밖에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급격히 언론의 민주화가 후퇴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다양성의 확보 방안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이뤄졌다.

프랭크 라 뤼 씨는 어떤 이야기들을 했는가?

조사하는 입장이라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입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라 뤼의 지론은 정부가 명예훼손 대상이 아니라는 부분과 여론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에 공감했다.

우리나라 표현의 자유 후퇴에 대한 해외에서 조사결과가 나올 때마다 정부여당의 반응은 일관됐다. ‘왜 좌파들만 만나냐’, ‘공식적인 데이터라고 볼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지 않았나. 

유엔이 좌파적인 기구는 아니다. 그런데 유엔에서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15년 사이에 조사관이 파견된 나라가 한국과 이란 두 나라라는 것과 OECD 국가 중 유엔에서 조사했던 사례가 없었던 점 등은 우리 정부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될 것이다.  

“정권, MBC를 망가뜨리는 것이 목적”…“타협여지 없다”

 MBC 노조의 파업이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방송문화진흥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중재 등 완충지대가 없어서 MBC 사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있는데 

타협할 수 없는 가치를 둔 싸움이기 때문에 누가 절충을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노조의 입장에선 타협할 수 없는 것이다. MBC 독립성을 위협하는 목적으로 한 인사에 대해서 당연히 반대해한다. 또한 공영방송이 한 달 이상 파업을 하는데 다른 매체에서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MBC 파업과 정당성을 평가해주고 있다.

정권의 목표는 MBC를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망가뜨리는 위한 것으로 민영화시키기 위해 내부 갈등을 유도하고 있다. 때문에 MBC 노조에서 파업 형태의 투쟁을 계속해서 가져가기 힘든 상황도 될 수 있겠지만 현재 MBC 노조는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MBC 노조의 파업 목적이 MBC를 강하게 하고 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영진과의 타협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우리의 관심사는 오직 MBC가 어떻게 보도하고 공정성을 확보할 것인가이다.

사실 MBC 파업 이전부터 MBC 보도가 친정부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는 있었다. 이번 파업이 잘 마무리 된다고 하더라도 MBC 보도가 바뀌겠느냐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은 MBC 숙제다. 조합원들이 파업 이전 보다 MBC의 역할이나 중요성들에 대해 훨씬 더 나은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실천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MBC는 경영진이나 일부 간부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언론노동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만큼 파업 기간 동안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서 심층적이고 공정하고 약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도, 정권 및 재벌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에 힘이 실릴 것이다. 언론노조의 파업이 임금 및 노동조건을 두고 한 파업이 아니지 않는가. 당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더라도 보도의 독립성이 확보된다면 앞으로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파업 이상의 더 나은 교육은 없다. 자신의 희생을 감내하고 또 다가올 인사나 처우 등 경제적 이익에 대한 부분을 희생하면서까지 자기의 뜻을 표현하는 최고의 실천이 파업이다. MBC 조합원들은 정당성과 명분을 갖고 강력하게 오랫동안 파업을 펼쳤지만 제대로 한 줄 보도도 되지 않는 현실을 직접 체험하면서 ‘우리(MBC)가 제대로 보도하지 않을 때 당사자들이 느끼게 되는 상실감’ 등을 체화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파업을 제대로 수행한 언론노동자들이 언론인으로서 최고의 교육을 받게 되는 셈이다.

MBC 문제에 있어서 앞에 나서지는 않는 것 같다. 

MBC 투쟁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은 노조의 생각을 외부에 알리는 것과 외부의 생각과 요구사항을 노조에 연결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역할에 충실했는데 다른 언론사 노조들이 열심히 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연대파업을 이끌어내기까지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 이번 파업은 MBC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타 언론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시민사회, 네티즌들과 과거에 비해 많은 접촉과 교류가 높아진 것은 성과라면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근행 위원장이 단식을 하다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상재 위원장도 미디어법(언론관계법) 개정 저지를 위해 단식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단식을 할 때 굉장히 힘들었다. 벌써 6개월이나 지났으나 제대로 회복도 안 된 상태다. 그래서 이근행 위원장의 단식에 걱정이 많다. 이근행 위원장은 저보다 더 길게 하기도 했고 원래 체중이 적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근행 위원장의 '양심을 위해 싸운다는 말', '몸으로라도 말하겠다'는 진정성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이 됐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앞으로 좀 더 여유 있게 MBC의 문제, 언론의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앞으로 계속 언론노조를 이끌어주었으면 좋겠다.

MBC노조의 ‘파업 뉴스데스크’가 큰 인기다. MBC노조의 투쟁은?

지치지 않고 재기 발랄하게 대한민국 최고 방송사 구성원답게,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파업을 이끌어가는 것을 보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파업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지만 지치지 않고 새로운 방법들을 만들어내면서 투쟁하는 곳이 얼마나 되겠냐라는 생각이 든다. 조직력이나 정당성, 자기 희생적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아주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언론노조 조합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파업이 새로운 동력이 되어 언론운동의 10년, 20년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임오프 시행, “지상파 방송사들 많은 피해”…“KBS 노조 타협, 노조답지 못해”

지난달 30일 노동부 산하 근로시간면제심의위(이하 근심위) 전체회의에서 12시간 논의 끝에 1일 새벽 3시경 ‘타임오프’의 한도를 의결했다. 이에 오는 7월부터 타임오프 한도에 따라 노조 전임자가 크게 축소될 전망인데 언론노조도 이 같은 결정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 대응방안은?

먼저 타임오프제 시행 자체에 대한 문제를 짚어야한다. 날치기 처리된 근심위 안은 노조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대기업 노조들을 위축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안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근심위 결정 및 타임오프제 시행을 거부하고 새롭게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

타임오프제가 시행되면 언론노조 역시 일정부분 조합원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로 많은 피해를 받게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집중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추후 산별노조 강화를 통해 예산과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또 일부분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기금확보를 통한 재정사업을 고려할 수 있겠고 조합비를 인상하는 것 역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합 운영을 좀 더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기이긴 하지만 위기를 오히려 조합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준비 중에 있다.

KBS 구노조(위원장 강동구)가 노조 전임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사측과 합의했다. 이에 대해서 평가는?

일종의 타협을 했다고 생각한다. 전임자에 준하는 간부들의 임금을 보존해 주는 형식으로 타협한 것이고 그것은 옳지 않은 방식이다. 노조는 노조답게 정정당당하게 활동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 역시 공영방송답지 못했다. KBS는 언론노조 KBS 본부(위원장 엄경철, 새노조)에 대해서는 교섭도 회피하고 인원수에 따른 전임자 배분, 사무공간 등 정당한 요구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부당할 뿐 아니라 일종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인정하지 않는 공영방송답지 않은 행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아직 교섭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지금 같은 사측의 행태로 봤을 때 단체행동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히 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넘어 공영방송으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KBS의 공영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새노조가 주축이 돼 싸울 것이다. 지금은 MBC에서 가열찬 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 다음 싸움은 KBS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언론노조도 함께 해주길 당부하고 싶다.

“KBS 독립성 확보는 새노조가 주축이 될 것”

KBS 새노조 단체교섭 중 공정방송 조항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을 제작한 최승호 PD는 이 공정방송 조항 때문에 방송이 가능했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리고 최근 KBS에서는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에 의해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논문 이중게재’ 문제가 <뉴스9>에서 방영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언론사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바로 공정방송 보도를 위한 노사 간 협의다. 외압에 의해 보도가 삭제되는 일이 벌어질 때 노동조합이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공정방송 조항은 기존에 이미 체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그것은 마땅히 단체협약 위반으로 불법적인 행태다. 이를 지키지 않는 KBS와 YTN에 대해서 법적 대응 또는 단체활동을 통한 대응들을 진행할 것이다.

SBS의 상황은 어떤가. 파업결의 이후 사측과 원만히 합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적어도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고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를 갖추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어떻게 운영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SBS도 KBS와 마찬가지로 앞으로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전체 언론사가 다 그렇지만 정부 외압이나 자본, 사주의 전횡을 막는 조치는 사실상 노조가 유일하다. 그런 점에서 SBS노조가 해야 할 역할 역시 KBS와 MBC 못지않게 크다. 정권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하수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싸움은 정권 뒤에 숨어있는 자본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싸움은 더 힘들고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내부적으로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들고 재정이나 운영 등에서 지금보다 더 강하게 만들려고 하지만 외부에서는 조합의 힘을 약화시킬 목적의 정책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고 이에 대한 대응은 단일노조로는 힘들기 때문에 산별활동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산별노조의 틀을 제대로 갖추는 게 가장 큰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장 언론인들은 아직 건강”…“힘 모아달라”

- 언론노조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많다. 국민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2008년 미디어법 투쟁 때부터 봐왔지만 적어도 아직은 경영진과 상층부까지는 이명박 정부나 자본들이 장악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취재현장, 제작 현장 언론노동자들은 아직 건강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이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현재와 같은 부조리를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같이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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