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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초월한 이경규의 웃음 경쟁력[블로그와]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0.05.10 08:13

   
 

지난주 남자의 자격 김국진의 강연이 그 주제만큼이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따라서 뒤이어 강연할 다른 멤버들은 자연 손해를 보고 들어가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 부담은 남자의 자격 맏형 이경규에게 가장 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티비로 보는 것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이경규의 강연이 가장 뜨거웠다는 후문도 들리는데, 강연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그 강당에 학생들을 모은 가장 큰 동기는 역시나 웃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의 자격을 1박2일 편승자에서 당당한 동행으로 올려놓은 이경규의 저력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편으로는 유재석, 강호동 투 톱으로 분류되는 예능 판도에 한발 물러선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도 없지 않았을 텐데 이경규는 안될 거라는 선입견을 깨고 남자의 자격을 일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의 30년 굴곡 없는 예능이력의 저력이 발휘되었다. 말이 쉽지 30년 예능 생활이란 이경규 말고는 누구에게도 붙이기 힘든 수식어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격언으로 굳어진 영화대사에 대해서 이경규는 이번 강연을 통해 자기의 철학을 덧붙였다. 참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티비 화면에서는 언제고 버럭대는 그의 장수비결이 인내라는 이 모순된 강연주제를 통해서 이경규는 50대 기성세대로서 20대에게 주는 교훈은 물론이고 웃음 또한 빼곡하게 채워주었다.

   
 

웃음의 코드에 녹이기는 했지만 그가 말한 인내는 진정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원칙일 지도 모른다. 공자가 사람의 나이를 규정한 말들은 아직도 흔하게 사용되는데 유독 50살의 지천명만 세글자로 구성되어 있다. 거창하게는 하늘의 뜻을 알 정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보통은 인생의 의미를 아는 나이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이경규가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정리한 인생의 의미라는 점에서 어떤 자기계발서의 기술보다 가슴에 새길 내용이 아닐까 싶다.

50대의 이경규는 한국 웃음의 평균연령을 높인다. 보통 다른 세대가 같은 소재로 함께 웃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세대차이라는 것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이 문화적 감각의 차이인 탓에 십대가 나뭇잎 지나는 소리에 웃는다면 40대는 그저 쓸쓸한 애수를 느낄 따름이다. 물론 어느쪽도 완전한 감정은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세대가 존재하고 세대와 세대는 대부분을 서로에게 등 돌리고 살아간다.

그런데 20대를 웃게 하는 이경규의 웃음 코드는 강력한 그만의 경쟁력이다. 또한 그것은 세대간의 융화를 담고 있다. 이경규는 이미 50대에도 충분히 스무살을 웃기고 있음이 증명되었지만 천하의  유재석, 강호동도 앞으로 10년 이상이 지난 후에 이경규 만큼 웃길 수 있다고 장담은 쉽지 않다. 누구나 바라는 50대 예능인의 전형일 수는 있지만 아무나 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경규보다 더 강한 인기를 끌었던 선배 개그맨들도 존재하지만 아쉽게도 긴 수명을 누리지는 못했다.

   
 

서세원, 주병진, 이홍렬 등 분명 한 시대를 풍미한 걸출한 방송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현재는 방송계를 떠나 있거나 활동을 하더라도 전만 못한 상황이다. 그들이 활동했던 최고조의 시기들만 본다면 이경규는 미약한 존재였다. 그러나 각자의 전 활동기를 종합한다면 이경규는 그들 모두를 추월한 후배이며 그 격차를 앞으로도 늘려나갈 현재진행형의 존재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렇듯 한국예능사의 가장 중추적 인물로 우뚝 서게 된 이경규 그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30년간 험난한 방송계를 휘저어온 그를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그에게는 남들이 따라하지 못하는 그만의 경쟁력이 있으며 그것에 세대를 초월한 많은 대중이 환호한다는 것을 알 수는 있다. 이경규는 낙엽을 바라보며 눈물이 날 나이에 낙엽으로 세상을 웃기는 아이러니 혹은 반전의 코드가 작동되는 사람이다. 세상 모든 정서의 소재를 웃음의 용재에 담아내는 힘, 그것을 이경규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지난 30년 그와 함께 한 많은 사람들이 질리지 않고 그에도 또 내일의 웃음을 기대하게 한다. 그의 존재는 여전히 미래지향적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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