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0.9.26 토 10:53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들까마귀의 통로
청춘불패, 게스트로 바보 오빠를 부르는 이유[블로그와] 들까마귀의 통로
들까마귀 | 승인 2010.05.09 13:03

   
 

특정 소재를 보다 더 잘 소화하기 위해 적합한 게스트를 초대하는 것은 이제 청춘불패의 기본 패턴이 되었습니다. G7이라 불리는 걸그룹 멤버 수에다가 MC 역할을 하는 이들 3명까지 합하면 다른 어떤 버라이어티쇼보다도 많은 수를 기본 출연진으로 가지고 있고, 27회의 방송 분량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이들만으로는 새로운 사건을 만드는 것도, 내용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도 힘겨워 보이거든요. 각각이 보여주는 모습도 나쁘지 않고, 그들의 어울림도 제법 재미납니다. 어여쁜 걸그룹 소녀들과 함께 하는 게스트의 농촌 체험은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그 참여의 길을 열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들 손님들에게는 묘한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손님들이 그런 닮은 점을 가진, 모두가 바보 캐릭터를 수행하거나 그런 모습을 청춘불패에서 활용하면서 웃음을 준다는 것이죠. 일전의 동네 바보 오빠 노유민이 그랬고 천명훈과 김종민, 이번 주의 정준하와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준 엠블랙의 근육바보 이준도 그랬습니다. 미녀와 바보들의 농촌 체험. 청춘불패가 게스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하나의 익숙한 풍경이 되고 있어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글쎄요. 어떤 게스트에게 무슨 역할을 부여하느냐 하는 것은 그 프로그램이 기존 멤버들에게 기대할 수 없는,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비슷한 캐릭터의 게스트가 반복된다는 이야기는 즉 청춘불패에서 어떤 캐릭터를 아쉬워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이죠. 즉 유치리 아이돌촌에는 망가져 줄 수 있는 사람, 바보가 되어 웃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어쩌면 프로그램이 끝날 때 까지 충족되지 못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결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모두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에서 대중들에게 환상을 꿈꾸게 만드는 여신들입니다. 가끔은 망가지고 바보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는 있지만 그 선은 결코 그녀들이 정말 그런 사람이라는 캐릭터로까지 이어질 수도, 그래서도 안 되죠. 그냥 그리도 예쁜 그녀가 가끔은 이렇게 망가질 수도 있다는 친숙함, 허당의 이미지가 주는 사랑스러움을 넘어서는 망가짐은 절대 금물입니다. 이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게 되면 부작용이 결코 만만치가 않거든요. 성인돌의 이미지를 조금 강화했을 뿐인 몇몇 에피소드 이후 나르샤에게 쏟아졌던 여러 우려나 지적이나, 이젠 너무 의도적으로 백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보여서 가식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한선화의 백지 놀이는 바로 쉽게 망가질 수 없는 아이돌의 한계를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그나마 이런 역할을 기대했던 김신영은 가끔씩 독한 개그를 선보이기는 하지만 그 역할을 철저한 G7의 일원으로 한정하고 그렇다고 능숙하게 흐름을 이끄는 진행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좀 더 다양한 웃음과 재미를 위해 온 몸을 던져 망가지고 독한 개그를 책임지는 이가 부재한 청춘불패에서 이런 즐거움을 위해서 바보 캐릭터를 외부에서 초대할 수밖에 없죠. 충실하게 바보 온달 역할을 돌아가며 이행하는 동네 오빠들이 방문하면서 부족했던 2%로가 채워지며 부드러운 웃음이 유도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만큼 청춘불패는 기묘한 리얼 버라이어티입니다. 농촌과 유치리라는 공간 활동의 폭은 제한되어 있는데다가, 조심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고 할 수 없는 일들도 여기저기 널려있죠. 그래서 뭔가 앞으로 툭툭 치고 나가야 할 부분에서 무언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그 언저리만을 빙빙 돌고 있는 답답함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합니다. 어쩌면 그런 힘겨움은 이 프로그램이 태어났을 때부터 예고되었던 한계였을 것이구요. 반복되는 바보 오빠들의 방문은 어쩜 그 한계를 해소시키기 위한 제작진의 고육지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 부드러운 진행과 아이돌의 제약을 벗어난 편안한 캐릭터의 활약 대신에 이런 땜질식의 처방이 언제까지 유효할 수 있을지 아슬아슬해 보인다는 것이지만 말이죠. 뭐, 이런 서투름이 청춘불패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긴 하구요.

 '사람들의 마음, 시간과 공간을 공부하는 인문학도.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민심이 제일 직접적이고 빠르게 전달되는 장소인 TV속 세상을 말하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소통하는 통로' - '들까마귀의 통로'  raven13.tistory.com

들까마귀  raven13@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0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