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장겸 전 MBC사장 해임 이후 정상화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MBC의 아나운서들이 총파업이 진행중인 KBS를 찾았다. MBC아나운서 중 최고참인 변창립 아나운서는 "KBS가 아직 정상화에 오르지 못하고 훌륭한 방송인재들이 찬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이 가슴아프다"며 "저희들의 뜨거운 마음을 전해드린다. 꼭 승리하시길 바란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27일 총파업 85일차를 맞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집회 현장에는 그간 부당전보를 당해 비제작부서에서 일하다 최근아나운서국으로 복귀한 MBC아나운서들이 응원차 방문했다.

이들 중 최고참인 변창립 아나운서는 "'시선집중'이란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일주일 됐다. 뒤에 있는 후배들이 등 떠밀어서 맡은 프로그램이다"라며 "오늘 이곳은 등 떠밀려 오지 않았다. 제가 오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변창립 MBC 아나운서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변창립 아나운서는 "MBC가 길 건너 여의도에 있었을 때 KBS는 늘 저희에게 든든한 이웃이고 형님 같은 방송사였다"며 "힘들때마다 큰 도로까지 나와 격려해주고, 밥사주고, 노조파업기금 모자란다고 꿔주기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변 아나운서는 "그런 KBS가 아직 정상화에 오르지 못하고 훌륭한 방송인재들이 찬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이 가슴아프다"며 "저희들의 뜨거운 마음을 전해드린다. 꼭 승리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2년 MBC의 170일 파업 참여 후 부당전보당해 스케이트장 관리업무를 했었던 김범도 MBC아나운서협회장은 "KBS는 언제나 저희에게 좋은 거울이었다. KBS를 보며 어디가 부족한지, 어떤 점을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며 "KBS가 정상화 되서 촛불시민에 어울리는 믿을 수 있는 언론사를 함께 만들어 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응원의 말을 보탰다.

김범도 MBC아나운서협회장이 윤인구 KBS아나운서협회장에게 투쟁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MBC 공동총파업 집회 진행을 도맡았던 허일후 MBC아나운서는 "감사원 결과에 따르면 KBS 강규형 이사의 경우 사적유용 금액이 300여만 원이고 1300여 만원 가량이 사적유용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차기환 이사, 강규형 이사 두 명 모두 쳐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현재 KBS 상황을 '시간문제'라고 표현하며 고대영 KBS사장과 비리이사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성 본부장은 "우리가 승리하기까지 시간만 남았다"며 "어떤 절차가 남아있든 결과는 다르지 않다. 고대영 체제를 비호해 온 비리 다수 이사들 중 1명 이상은 반드시 해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고대영 사장과 이사들에게 기어코 해임을 당해서까지 남아서 KBS를 망쳐놔야겠느냐고 묻고 싶다"며 "고대영 사장과 다수이사들은 미련 갖지 말고 물러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재호 본부장은 "우리는 내일 방통위 앞으로 가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비리이사 해임시키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KBS비리이사에 대한 해임촉구 집회를 예고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이사진에 대한 인사 조치를 행정절차법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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