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특별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바른정당도 국민의당과의 통합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안 대표가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21일 오후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지지율로 2위를 해야 한다. 2당으로 올라서야 한다"면서 "제3지대가 하나로 모이면 나서겠다는 사람이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여론이 강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고 통합론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박지원 의원은 "어제 더 이상 통합 논의는 하지 말자고 결론이 났는데, 또 안 대표 측에서 나오는 걸 보면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 분은 자기가 한 번 생각한 것은 밀고 가는 그런 추진력도, 고집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건 개인 회사가 아니라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안철수 대표가 통합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는 바른정당도 선거·정책연대는 우호적인 입장이지만 통합에 대해서는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대 속에 바른정당까지 통합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안철수 대표 측의 통합론은 명분을 상실해가는 분위기다.

22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통합 관련 질문에 "유승민 대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지도부 다수는 합당론자가 아니다. 연대론자"라고 선을 그었다.

하태경 의원은 "박지원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저랑 다르지 않다"면서 "다르지 않은데, 안철수 대표는 합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선거·정책연대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태경 의원은 "저희 당 지도부가 아직 합당은 너무 이르다(고 본다)"면서 "이제 1월 되면 (지방선거) 후보들 등록한다. 그러니 선거연대는 연내로 결론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안철수 대표 쪽에서 국민들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바른정당하고 국민의당 합당을 할 경우에 지지율이 20%까지 나오고, 한국당은 12~13%밖에 안 나오더라, 그러니까 2당이 된다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지금처럼 반대가 극심하지 않고, 또 다 안에서 박수를 치고, 그런 과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지금처럼 합당을 추진했을 때 오히려 소란이 더 많고 혼란이 극심하고 내란 상태로 간다, 이러면 그런 지지율 안 나온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결혼을 혼자 하느냐"면서 "바른정당의 공식 입장이 합당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 의원은 통합론을 두고 국민의당 내홍이 벌어진 상황에 대해 "안철수 대표 쪽하고 박지원 의원 쪽하고 권력투쟁을 하는 것"이라면서 "결혼할 상대방은 그렇게 서두르지 말자, 지금 타이밍이 최선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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