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한 '말바꾸기' 해명을 내놨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또 다시 말을 바꿔 논란이다. 홍 대표는 여당 원내대표 시절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일정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야당 원내대표였던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 등이 반발하자 "내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고 말을 뒤집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앞서 지난 18일 홍준표 대표는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수활동비가 매달 4000만 원정도 나온다"면서 "그 특수활동비는 국회 운영에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돈 수령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매달 1500만 원 씩을 지급했고, 원내 행정국에 700만 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 원 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 운영비용으로 일정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야당 원내대표였던 원혜영 의원은 "당시 제1야당의 원내대표였던 저는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따라서 언제, 어떻게,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국회 운영비를 보조했다는 것인지 분명한 해명을 요구한다.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부득이하게 법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홍 대표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원혜영 의원이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자, 홍준표 대표는 말을 바꿨다. 21일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는 여야 간사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배정된 특수활동비 중 일부를 매달 상임위 여야 간사들에게 국회활동비로 지급한다"면서 "이것은 사쿠라 논쟁을 일으킬 만한 일이 아니고 국회의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원내대표 겸 국회운영위원장도 상임위 위원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야 상임위 간사들에게 특수활동비 중 일부를 국회활동비로 지급했을 것"이라면서 "다만 국회 운영위원회는 여야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석하기 때문에 여야 간사 이외 원내대표들도 위원"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특활비가 문제돼 내가 원내대표 겸 국회운영위원장 시절에 특활비 사용내역을 소상하게 밝힐 필요가 있어 당시 집행에 관여했던 사람들로부터 확인절차를 거친 후 페이스북에 쓴 내역인데, 그 당시 일부 야당 원내대표가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내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더 있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18일 밝힌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이 지난 2015년 5월 자신이 해명했던 내용과도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시 홍 대표는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하기 때문에 매달 국회대책비로 4000~5000만 원씩 나온다"면서 "그 돈은 전부 현금화해서 국회 대책비로 쓰는데 그 중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해서 그 돈들을 모아 집사람 비자금으로 만들어 제가 정치시작 후 처음으로 경선 기탁금이 커서 돈 좀 구해달라고 부탁하니 그 돈 중 1억2000만 원을 5만 원권으로 내줘서 기탁금으로 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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