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총파업 79일차를 맞은 가운데 KBS 예능 프로그램 전체가 파행될 가능성에 놓였다. 21일 KBS 제작본부(TV프로덕션 6·7·8·9) 예능 부장들은 보직 사퇴한 팀장들에 뒤이어 보직을 사퇴하고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KBS 드라마 PD들도 파업으로 인한 드라마국 피해가 심각하다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동안 예능과 드라마는 외주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제작되는 특성으로 인해 뉴스나 시사교양 프로그램보다 비교적 결방율이 낮았다.

21일 KBS 제작본부 예능 부장·팀장단은 성명을 내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이 결방 없이 방송되어 온 이유는 고대영 사장을 지지해서가 아니다"라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보직자들을 포함한 비노조원들이었기 때문이고, 파업 이후 수반될 수 있는 도의적·법률적 책임으로부터 파업에 참여한 동료들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강조했다.

9월 4일 서울 KBS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고대영 KBS사장과 이인호 KBS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예능 부장·팀장단은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KBS 예능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재앙적 수준의 몰락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파업 사태를 초래한 당사자인 고대영 사장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한 채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작본부 예능 부장들은 "이 모든 사태를 야기한 고대영 사장은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당장 물러나길 바란다"며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뜻으로 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예능 부장·팀장 대다수가 보직을 사퇴하게 되면, 다음주 이후 모든 KBS 예능프로그램의 파행이 가시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S 드라마PD들도 거듭 성명을 내고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드라마국 조합원들은 21일 '고대영-이인호 체제의 조기 종영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민폐 캐릭터 고대영·이인호는 당장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라마PD들은 "드라마 제작 구조의 특수성으로 인해 표가 덜나서 그렇지 파업의 영향은 다른 어느 분야 못지않게 치명적"이라며 "당장 내년 라인업과 프로듀서 배정에 혼선을 빚고 있고, 후속작의 프리프로덕션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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