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그런데 이 해명이 '제 발등 찍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수활동비 관련 해명글을 올렸다. 홍 대표는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문제가 되니 2015년 5월 성완종 사건에 연루됐을 때 내가 해명한 국회 원내대표 특수활동비에 대해 민주당에서 시비를 걸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자세하게 해명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대표는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수활동비가 매달 4000만 원정도 나온다"면서 "그 특수활동비는 국회 운영에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돈 수령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매달 1500만 원 씩을 지급했고, 원내 행정국에 700만 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 원 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 운영비용으로 일정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나머지는 국회 운영 과정에 필요한 경비 지출 및 여야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 비용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표는 "내가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 비용 등을 원내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는 것이지 국회 특수활동비를 유용했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런데 당시 언론들이 거두절미하고 내가 마치 국회 특수활동비를 유용한 듯이 보도했고, 좌파들이 창원지검에 고발까지 해 고발각하 처분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는 "국민 세금인 공금을 유용할 정도로 부패하거나 어리석지는 않다"면서 "나를 공격할 생각 말고 민주당 진영의 부패나 스스로 되돌아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야당 원내대표였던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준표 대표로부터 국회 운영비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원 의원은 "당시 제1야당의 원내대표였던 저는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따라서 언제, 어떻게,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국회 운영비를 보조했다는 것인지 분명한 해명을 요구한다.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부득이하게 법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2015년 5월 홍준표 대표가 해명했던 내용도 이번 해명과는 다르다. 당시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하기 때문에 매달 국회대책비로 4000~5000만 원씩 나온다"면서 "그 돈은 전부 현금화해서 국회 대책비로 쓰는데 그 중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해서 그 돈들을 모아 집사람 비자금으로 만들어 제가 정치시작 후 처음으로 경선 기탁금이 커서 돈 좀 구해달라고 부탁하니 그 돈 중 1억2000만 원을 5만 원권으로 내줘서 기탁금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21일 YTN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결국 홍준표 대표께서 지금 본인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그 재판의 성격과 이 특활비와 다 연관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예전에 현직 검찰총장인 문무일 검사가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돈을 줬다는 부분과 관련해서 홍 대표를 수사하려고 했다"면서 "당시에는 국회 특활비를 남겨서 부인 계좌에서 돈이 나오니까 부인에게 준 것이라고 변명했는데, 지금 특활비가 문제가 되니까 말을 바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범계 의원은 "특활비를 써서 자기 월급이 남아서 월급으로 부인에게 갖다 준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리 가나 저리 가나 부인의 계좌에 있는 뭉칫돈, 그게 개인 금고"라면서 "그 개인 금고에 있는 뭉칫돈이 문제가 돼서 당시 그것을 변명하다보니 예전과 지금이 입장이 달라져서 지금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결국 자꾸 이렇게 특활비 얘기를 하면 할수록 홍준표 대표 입장에서는 제가 보기에는 불리하다"면서 "불리할뿐더러 자꾸 이런 문제들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국회 특활비도 지금 얘기하고 법무부 특활비도 지금 건들기 시작하고, 또 원혜영 전 원내대표도 끌어들이고 있고, 그래서 결국 홍준표 대표의 이러한 좌충우돌이 재판에도 결국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