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공전을 거듭하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이 바른정당 탈당 사태를 기점으로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김무성 의원 등 9명이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방통심의위원을 추천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원은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와 협의해 3명, 관련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3명을 추천해 임명한다. 관례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이 6명, 야당이 3명을 추천하는데, 국회의장 몫은 국회의장이 1명, 여당 1명, 야당 1명, 상임위 몫은 여당 1명, 야당 2명을 추천해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따라서 당초 방통심의위 구성은 대통령이 3명을 임명하고, 국회의장 몫에서 정세균 의장이 1명, 더불어민주당 1명, 바른정당 1명, 과방위 몫은 민주당 1명, 자유한국당 1명, 국민의당이 1명을 추천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지난 2월 여야 원내대표가 이 같은 방안에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다당제 구조의 특수성과 협치를 이유로 2명을 추천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방통심의위 구성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제로 협상이 공전하면서 방통심의위는 현재까지 6개월 째 공백상태에 있다.

그런데 바른정당 분당사태가 벌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김무성 의원 등 9명의 의원이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바른정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당초 바른정당은 표양호 전 청와대 비서관을 국회의장 몫 방통심의 위원으로 추천한 바 있다.

지난 주말 국회의장과 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3당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추천 몫을 제외하고, 자유한국당이 그 자리에 방통심의위원을 추천하는 안에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 3명, 정세균 의장 1명, 민주당 2명, 자유한국당 2명, 국민의당 1명을 추천해, 정부여당 6명, 야당 3명 구조의 통상적인 방통심의위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 의장·원내대표 회동에서 바른정당 추천 몫을 빼기로 했다"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 1명, 민주당 2명, 자유한국당 2명, 국민의당 1명을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의장 몫에서 추천을 할 지, 상임위 몫에서 추천을 할 지에 대한 미세한 조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장 몫에서 바른정당이 빠지면서 그 몫을 자유한국당에 주기로 했다"면서 "방통심의위 문제도 조만간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주 바른정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으니 새로운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당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3석을 요구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자유한국당이 다당제와 협치를 이유로 6대3이 아닌 5대4 방통심의위 구성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상임위 3자리를 민주당 1명, 자유한국당 1명, 국민의당 1명으로 나누면 될 것 같은데, 자유한국당이 2명을 추천하겠다고 고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강상현 연세대 교수를 방통심의위원장으로 내정했고, 정세균 의장은 허미숙 전 CBS TV본부장을 추천한 상태다. 민주당은 공모를 통해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과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을 내정했고, 자유한국당은 전광삼 전 춘추관장을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다. 대통령 추천 몫 2명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1명씩을 추천하면 방통심의위 구성이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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