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뛸 30명의 예비 엔트리가 발표됐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이동국, 안정환은 예상대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반면 설기현과 김두현은 낙마했습니다. 또 1년가량 대표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중앙 수비수 황재원과 멀티 자원인 김치우가 모처럼 대표 팀에 이름을 올리며, 월드컵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모두 12명의 해외파가 이번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게 돼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됐고, 체격이나 평균 연령에서도 이전 대회보다 향상돼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월드컵 무대에 나서게 될 전망입니다. 이전에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4회 출전의 기회를 잡은 주전 골키퍼, 이운재(수원)를 비롯해 모두 11명인데, 그 가운데 이동국(전북)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본선 무대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차두리도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출전 꿈을 이룰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안정환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골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신예들의 발굴도 눈에 띕니다. 지난 1월부터 대표 팀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력을 키운 구자철, 김보경, 이승렬 등 '영건 3인방'은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도 포함되며 경쟁력 있는 선수들임을 재확인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번 엔트리 발표에 가장 중점을 뒀던 사항은 바로 경쟁력과 대표 팀에서 뛸 수 있는 컨디션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경험이 부족해도 실력이 좋고, 경쟁력 있는 선수라면 누구든 기회를 준 반면 부상 재활이 더뎌 월드컵 본선까지 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할 선수들은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때문에 올 1월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재성과 신형민이 이름을 올렸고, 부상에서 막판에 회복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복귀 골을 기록한 염기훈도 극적으로 월드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한 탄탄한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던 황재원도 모처럼 대표 팀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마지막까지 출전 의지를 불태웠던 설기현은 결국 엔트리에 탈락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허정무호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들이 대거 발탁된 점도 눈길을 끕니다. 허정무호에서 변함없는 주전 자원이었던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김정우, 이운재, 조용형 등이 모두 이름을 올렸고, 백업 요원이지만 지난 1월부터 좋은 기량을 보였던 '영건' 구자철, 김보경, 이승렬, 김재성, 신형민 등도 예외 없이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습니다. 꾸준히 활약한 선수들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면서 16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를 11명이나 포진시켜 '경험'을 중시하는 면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6월, 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 때까지만 해도 월드컵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는 박지성과 이영표, 이운재, 박주영 등 7명이 전부였습니다. 안정환, 이동국, 차두리, 김남일 등 30대의 경험 많은 선수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험과 안정감 있는 선수들의 리드를 바라는 엔트리 구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다음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 옥석가리기'를 한 뒤, 19일경에 '최종 엔트리 23명 명단'이 완전하게 확정, 발표됩니다. 마지막까지 포지션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통한 경기력 향상을 꾀하는 허정무 감독의 의도대로 팀이 순탄하게 운영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신뢰를 얻으며 월드컵 출전의 꿈을 얻은 30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누가 '마지막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가면서 허정무 감독이 자주 말하는 '유쾌한 도전'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남아공 월드컵 예비 엔트리 명단 (30명)

GK= 이운재(수원)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

DF= 이영표(알 힐랄) 김동진 오범석(이상 울산)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 강민수(수원) 김형일 황재원(이상 포항)

MF= 박지성(맨유) 염기훈(울산) 김보경(오이타) 이청용(볼턴) 김재성(포항)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 조원희(수원) 김남일(톰 톰스크)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 김치우(서울)

FW= 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이승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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