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몽쇼 파일럿 제작분이 방영됐다. 스튜디오 촬영분과 야외 찰영분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 하하몽쇼는 절친 하하와 엠씨몽 그리고 김신영이 메인 엠씨를 맡았고 스튜디오에는 패널로 소녀시대 효연과 수영, 브아걸 나르샤와 가인 그리고 샤이니 키와 엠블렉 지오가 포진했으며 첫(?) 게스트로 빅뱅의 대성과 승리가 출연했다. 2부에 해당한 야외부분에서는 2AM과 카라가 출연했다. 이렇듯 출연진만 보아도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비단 하하몽쇼가 아니더라도 요즘 예능은 아이돌의 참여 없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지만 하하몽쇼는 아이돌쇼로 불러도 하등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지나친 아이돌 집착을 보였다. 하하몽쇼는 패떴2가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을 앞세우고도 부진한 원인에 대한 분석과 대책 없이 만들어진 듯하다.

1부의 경우 게스트 중심의 편집이었으니 당연 빅뱅 팬들은 환호했다. 물론 대성과 승리가 직접 만든 노래를 코믹한 뮤직비디오로 제작한 부분은 신선함을 주었다. 그러나 다른 패널 팬덤들은 이구동성 "편집본이 진리"를 외쳤다. 편집본이란 자기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분량만 편집한 것을 뜻한다.

유독 이 편집본의 리스트에 SBS 예능이 많다. 대표적으로 강심장이 그렇고 스타킹, 패떴2 역시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 만일 하하몽쇼가 정규편성이 된다면 편집본 리스트에 새로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 편중되면 자연스럽게 병풍이라는 불만이 발생하고, 결국 편집본만 보는 것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소심한 복수라고 볼 수도 있다.

빅뱅과의 스튜디오 쇼를 마치고 하하몽이 카라와 함께 찾은 곳은 2AM의 숙소였다. 스타의 숙소에 대한 궁금증이야 꽤 높을 수 있지만 2AM의 숙소는 이미 우결을 통해서 익히 봐온 지라 신선함이 떨어졌고, 다른 여자 아이돌과의 가십성 이슈거리를 양산해내려 애를 썼지만 그런 약발은 이미 강심장을 통해 식상해진 터라 별다른 효과를 볼 거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막바지에 조권의 어머니를 등장시켰는데, 그 모습은 고백과 폭로로 치닫다가 끝에서가서 감동스토리로 마무리하는 강심장을 떠올리게 했다. 아이돌을 자식으로 둔 부모들의 심정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특히 오랜 연습생 시절을 보낸 조권같은 케이스는 엄마의 심정이 유독 짠할 것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시종일관 까불다가 막판에 가서 감동모드로 정돈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니었다.

아직 파일럿 단계이고 2부 '엄마가 부탁해'의 경우 급습할 수 있는 아이돌 숙소의 제한 때문에 몇 번 하고 말겠지만 출연진 구성부터 시청자 타겟까지 철저하게 10대 위주로 구성된 하하몽쇼가 과연 어떤 시간대에 편성될 수 있을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돌만으로 꾸며진 탓에 10대들의 열렬한 기대감과 반응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가족단위 시청이 쉽지 않다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지상파에서 아이돌만으로 프로그램 하나가 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거의 필패의 정석으로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하몽쇼의 미래에 대해서 밝은 전망을 갖는데 주저하게 된다. 유난히 아이돌에 대한 집착이 강한 SBS 예능은 좀 더 새로운 고민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손쉽게 아이돌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안일한 기획은 아니었나 스스로의 점검도 필요할 듯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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