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5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으로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유럽 클럽축구를 제패해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내년 여름 감독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와의 결별시점으로 정했다는 2011년 여름이 아직 1년 이상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포스트 퍼거슨 시대'의 첫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로는 인터밀란의 무리뉴 감독, FC 바르셀로나의 과르디올라 감독, 잉글랜드 대표팀의 카펠로 감독, 그리고 퍼거슨 감독이 직접 자신의 후임자로 거론했다고 알려진 모예스 에버튼 감독, 그리고 히딩크 터키 감독 등 대략 5명 정도.

이들 가운데 어느 인물이 퍼거슨 감독의 후임이 되는 것이 퍼거슨 감독이 이끌어온 맨유의 '황금시대'를 계승해 맨유에게 가장 행복한 결과물을 안겨줄 수 있을까?

팀을 떠나는 퍼거슨 감독에게 가장 행복한 시나리오는 물론 스스로 후임자로 정했다는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모예스 감독일 것이다.

지난 2002년부터 에버튼의 사령탑에 오른 모예스 감독은 올해 46세로 2004-2005 시즌 에버턴을 프리미어리그 4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으며 2003년, 2005년, 2009년에 프리미어리그 감독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령면으로 보나 지도력 면에서 보나 맨유의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맨유라는 초대형 클럽을 맡아 개성 강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하나의 유기체로 만들어내기에는 어딘지 부족해 보이는 카리스마가 맨유의 이사진의 최종 낙점을 이끌어 내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팀을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발굴하고 영입하는 안목, 그리고 팀이 가진 실제적 능려과 잠재력을 모두 조합해 최고의 전력을 이끌어내고 그 결과 맨유의 황금기를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겸비한 감독을 꼽자면 아무래도 무리뉴 감독이 가장 적임자로 보인다. 유럽 현지 언론들도 가장 유력한 '포스트 퍼거슨'의 주인공으로 무리뉴 감독을 꼽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FC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현재는 인터밀란에서 성공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최근에 손댄 첼시나 인터밀란은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빅클럽으로서 이들 클럽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무리뉴가 어떤 감독인지를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이미지가 이른바 '져니맨'의 이미지가 강해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팀 운영을 기대하는 맨유 이사진의 바람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고, 특히 그가 맨유와 숙명의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첼시의 감독이었다는 점이 맨유 팬들이나 맨유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심정적으로 무리뉴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의 축구팬들이 바라는 가장 행복한 시나리오는?

당연히 히딩크 감독일 것이다.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의 6년만의 재회. 그것도 세계 최고 클럽 맨유에서의 재회다. 국내 축구팬들로서는 그야말로 꿈과 같은 설레이는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한 첫 인연, 그리고 월드컵 4강을 합작한 이후 네덜린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이어간 사제의 정, 그리고 2005년 여름 박지성이 맨유로 이적하며 끊어졌던 사제의 인연이 히딩크 감독의 맨유 합류를 통해 다시 이어지게 된다면 이들의 인연에 얽힌 스토리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는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무척이나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능력과 카리스마라면 맨유의 감독으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점도 두 사람의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히딩크 감독이 '유로 2012'를 노리고 야심차게 맡은 터키 대표팀을 버리고 맨유를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터키 대표팀 감독직에 충실하기 위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의 임시 감독직을 끝까지 고사했던 그였기에 터키 대표팀 감독으로서 설정해 놓은 계획과 목표를 버리고 맨유의 감독을 맡을 가능성은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뭐 어떤가? 상상하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2011년 여름 맨유가 새 사령탑을 발표할 때 까지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의 재회를 실컷 상상하며 행복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히딩크가 맨유의 새 사령탑으로 낙점 받지 못한다고 해도 그저 '아님 말고' 라는 한 마디로 털어버리면 그 뿐이다.

하지만 또 누가 알겠는가? 올드 트래포드의 피치 위에서 히딩크 감독이 맨유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박지성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 시절이나 PSV 에인트호벤 시절을 화제로 담소를 나누는 마법과 같은 장면을 실제로 볼 수 있을지...

* 2010. 4. 22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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