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 연쇄살인사건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마지막 변곡점이 되었다. 이 사건은 잘나가던 이유범을 몰락시키는 결정적 치트키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3년 전 사건으로 시작된 이들의 운명은 이제 이유범이라는 존재와 마지막 대결만 남겨두게 되었다.

링거 연쇄살인사건;
더 이상 비밀은 없다, 홍주 피하고 싶었던 죽음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담동에 의해 재찬과 홍주는 기사회생했다. 자칫 컨테이너에 갇혀 사망했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손을 크게 다친 상황에서도 담동은 자신보다는 재찬을 먼저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때까지도 그가 누구인지 그들은 몰랐다. 13년 전 그들이 살렸던 경찰이 바로 최담동이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는 했지만, 상황은 복잡해졌다. 링거 연쇄살인사건 수사에 이유범과 최 계장이 참여했다. 두 사람이 함께 혹은 둘 중 하나가 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최 계장은 사건에서 배제된다.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재찬은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다.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사람이 부당한 행위를 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홍주와 우탁까지 최 계장을 의심하는 듯한 모습에 발끈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홍주와 첫 다툼까지 할 정도로 재찬에게 최 계장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생사를 오가는 상황은 특별한 감흥을 만들어낸다. 이들이 예지몽을 꾸는 것처럼 말이다. 믿음과 달리 이상한 상황에 대한 고민은 재찬도 마찬가지다. 쉽게 찾기 어려운 그 공간은 아무나 오는 곳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최 계장이 결정적 순간 그곳에 올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초록색 우산은 홍주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편의점에 파스를 사러 갔던 홍주는 자신을 알아보는 직원에 당황한다. 명이석이 체포된 날 집요하게 질문하던 기자 홍주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명이석의 아들 대구는 그녀가 싫었다. 분노하는 대구 옆에 있던 초록색 우산은 홍주를 더욱 두렵게 했다. 자신의 꿈에 등장한 저승사자 같은 존재가 바로 초록색 우산이니 말이다.

거칠 것이 없던 이유범은 이상한 문자를 받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도 모자라 명이석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있다는 문자에 유범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자신을 유명한 검사로 만들어준 사건이 바로 '링거 연쇄살인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사건은 철저하게 조작된 것이었다. 검사의 양심을 내던지고 오직 출세를 위해 의사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던 사건이었다. 진범이 갑자기 등장했다. 이건 말이 안 된다. 진범이 뒤늦게 자신이라고 세상에 알릴 이유가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다.

사건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모두가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11명이라 알려졌던 그 사건은 명이석이 체포된 후에도 8명이 더 숨져 모두 19명이 사망한 거대한 연쇄살인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진범이나 공범이 여전히 세상 밖에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홍주 역시 '링거 연쇄살인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이유범 변호사를 찾았다. 당시 담당 검사였던 이유범이 가장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유범으로서는 그렇지 않아도 진범에게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홍주가 취재를 시작했다는 말에 더욱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문제의 초록색 우산은 주인인 유범에게 돌아와 있었다.

휘발유를 사간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근처 40개 주유소를 다 찾아다니던 희민은 20곳이 넘게 발품을 팔다 찾았다. 현금으로 휘발유를 사간 이는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 그 시간 유범의 사무실을 찾은 진범 역시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연약해 보이는 여자였다.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문제의 병실에 크론병으로 입원해 있었던 하주안은 모든 것이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자신과 같이 아프던 사람들이 살아나고 퇴원하는 상황에서 왜 자신만 괴로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함께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미웠다. 주안이 연쇄살인을 한 이유는 그것이었다.

상대적 박탈감을 이기지 못하고 함께 가자는 식의 극단적 선택이 결국 지독한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이유범은 구세주가 되었다. 의사를 범인으로 몰아 살인자로 만들자 진범은 신의 계시라 생각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을 죽게 한 살인마 주안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가장 친한 친구까지 살해했다.

컨테이너 방화 살인사건의 주범 역시 주안이었다.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살인을 이어가는 이 끔찍한 범인은 유범에게 자신을 변호하라고 지시한다. 그게 유범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궁지에 몰린 유범은 그런 그에게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하나 더 있다며 제거를 요구한다.

최 계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유범이 선택한 이는 홍주였다. 취재 기자로서 누구보다 두려운 존재인 홍주를 제거하고 이후 주안까지 살해해 완전범죄를 만들면 자신은 살아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마침 로펌 건물의 전기 공사까지 예정되어 있으니 살인하기 좋은 날이었다.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재찬은 뒤늦게 최 계장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인사 카드에 적힌 이력서는 그가 바로 13년 전 자신과 홍주가 살린 그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게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최 계장은 사직서를 쓰고 떠난 후였다. 자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재찬이 고생하는 것을 담동은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짐을 덜어주고 유범을 잡기 위해 최 계장은 자신만의 방식을 택했다. 유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담동은 그 안에서 해답을 찾고 싶었다. 그 해답이 어떻게 나오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선택은 13년 동안 그가 품어왔던 마지막 일이기도 하다. 이미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던 담동에게 마지막 임무는 재찬과 홍주를 위한 일이니 말이다.

비 올 확률이 5%도 안 되던 날 홍주는 잠이 들고 말았다. 초록색 우산이 있는 유범의 사무실에서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신 채 말이다. 그렇게 정전이 된 회사 옥상으로 옮겨져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 홍주. 이런 급박한 순간을 꿈으로 확인한 재찬은 우탁과 함께 그곳으로 향한다.

주인공이 죽을 가능성은 적다. 더욱 이 드라마에서 재찬과 홍주가 사망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다만 홍주를 어떻게 극적으로 살려내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극단적으로 자신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유범과 마지막 싸움을 앞둔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어떤 결론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