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탁 행정관을 불구속 기소하자, 자유한국당이 논평이라는 형식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무자격자의 비난에 가깝다.

이러한 판단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말과 과거 기행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할 이야기, 안 할 이야기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탁 행정관에 대한 비난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삼가는 게 국민 정서상 타당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가 7월 11일 오전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신임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전희경 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연합뉴스)

전희경 의원은 8일 ‘여성 비하에 이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탁현민 행정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긴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탁현민 행정관은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나열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기세를 올렸다.

이어 “청와대는 탁 행정관을 경질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했다”면서 “탁 행정관이 장관의 해임 건의도 안 먹히는 '왕(王) 행정관'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저급한 성의식에 더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탁 행정관이 대통령 곁에서 계속 일을 한다면 국민들은 청와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며 “청와대는 이쯤해서 바람 잘날 없는 탁 행정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온갖 여성 폄하 막말과 기행,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홍준표 대표의 처지를 살펴보면 전 의원의 이같은 논평은 설자리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전 의원 논평에서 이름만 바꿔 홍준표 대표를 질책하는 내용으로 삼아도 부족한 상황이다. 홍 대표는 성완종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돼지 발정제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일화의 주인공이다. 게다가 반성의 기미란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세금인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정당이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식의 비난은 정치 혐오증만 키워 자제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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