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사내에서 KBS노동조합(KBS노조)이 고대영 KBS사장과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파업 철회를 논의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KBS 10개 직능협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미래를 맞바꾸는 우(愚)를 범하지 말라"며 KBS노조에 경고했다.

6일 KBS 10개 직능협회(경영·기자·방송그래픽·방송기술인·아나운서·전국기자·전국촬영기자·촬영감독·카메라감독·PD)는 공동성명을 내고 "KBS노동조합이 6일 비대위에서 고대영 사장과 단체협상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파업철회를 논의한다는 소식이 들린다"고 밝혔다.

이들 10개 직능단체는 "이것(파업철회가)이 사실이라면 이는 공정방송의 대의를 위해 석 달째 투쟁하고 있는 우리 KBS인들의 희생과 열정을 사리사욕과 맞바꾸는 것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9월 7일 KBS노동조합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고대영 KBS사장 퇴진과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모습 (미디어스)

박종훈 기자협회장은 6일 사내집회에서 "만약 단협을 체결한다면 국민들이 보기에는 공정방송을 하기위한 파업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 하는 거였다고 오해하기 정말 쉽다"며 "공영방송은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파멸하는 직장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 잃어버린다면 이 회사의 미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KBS노동조합이 우리의 열정에 누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S노조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KBS노조 박희봉 공정방송실장은 7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무근이다. 교섭은 진행 중이지만 의미 있는 진전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박희봉 실장은 "노조 비대위에서는 현 파업상황을 각 구역에 알리고 방송법 개정 상황과 관련한 KBS 내·외부 상황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열리지도 않은 비대위에 대해 직능협회가 미리 말한 것"이라며 "거기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KBS노조는 기술직군을 중심으로 한 KBS의 교섭대표노조다. 현재 총파업을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다른 노조다. KBS본부는 9월 4일부터 MBC본부와 함께 공동총파업을 시작했고 KBS노동조합은 9월 7일부터 총파업에 동참했다. KBS노조는 추석 이후 총파업을 지명파업으로 전환해 현재 기자·PD·아나운서 직군만 파업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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