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열리는 38회 청룡영화상 후보자(작)들이 6일 공개되었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2017)이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조명상 등 무려 9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올해 가장 많은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단 점이다. 특히, <불한당> 개봉 당시 구설수에 오르며, 무대 인사 포함 개봉 행사에 모두 불참하고 지금까지 두문불출하고 있는 변성현 감독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청룡영화상에 참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제38회 청룡영화상 포스터

<불한당>은 흥행성적만 놓고 보면 실패한 영화다. 상업영화임에도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실패했고, 설상가상 감독은 구설수에 올라 영화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일찌감치 <불한당>의 진가를 알아본 칸영화제 진출이라는 호재가 있었지만, 이런저런 악재로 망한 영화로 남을 뻔한 <불한당>을 되살린 것은 불한당원들의 역할이 컸다. 누군가가 아무리 비난해도 <불한당>을 살리기 위해 팔까지 걷어 부친 사람들. 이들 덕분에 <불한당>은 아쉬운 흥행 성적에도 불구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겼으며, 오랫동안 침체기에 들어갔던 설경구 또한 <불한당>으로 인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다.

지난 10월에 열린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영평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여전히 녹슬지 않았던 '설경구 파워'를 재확인한 배우 설경구가, 불한당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까지 받을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영화 <꿈의 제인> 포스터

후보작 중에 독립영화를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던(아예 출품 자체를 안 한 이유가 크지만) 대종상영화제와 달리, 청룡영화상에서는 올 한해 약진한 독립영화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지난 5월 개봉하여 2만 관객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한 조현훈 감독의 <꿈의 제인>(2016)이 신인감독상(조현훈), 신인남우상(구교환), 신인여우상(이민지), 각본상 등 4개 부분 후보에 올리며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최고의 독립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꿈의 제인>이 청룡영화상에서도 쟁쟁한 상업영화들을 제치고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주연으로 위상을 확고히 한 이상희가 <연애담>(2016)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물론 영화제 신인여우상을 휩쓸고 있는 <박열>(2016)의 최희서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 언제나 예상 밖 선택으로 대중을 설레게 하는 청룡영화상인 만큼 이변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이 외의 <꿈의 제인>으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른 이민지도 향후 주목해야할 배우다.

과연 올해 청룡의 영광은 어떤 작품, 어떤 배우에게 돌아갈까. 벌써부터 25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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