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5일 열린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9명의 의원들이 탈당을 결정한 가운데 당내 자강파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통합파가) 개혁보수의 깃발을 이렇게 쉽게 포기할 줄은 생각못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하태경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은 유통기한 지난 상품"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이 개혁보수의 시작이라는 시각에 대해 "과대평가"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6일 YTN라디오 '신율의출발새아침'과의 전화통화에서 "당혹스럽고 착잡하다"며 "중간에서 흔들리는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호 2번이 더 유리하다', '바른정당 개혁보수는 자력으로 성공하기가 힘든 것 아니냐'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직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했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조치를 계기로 탈당을 결행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출당은 이미 시기가 늦은 유통기한 지난 상품"이라며 "개혁보수로 태어나는 신호로 과대평가 하는 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개혁보수의 출발이라고 하기에)진정성이 없다"며 "다른 친박 핵심들은 전혀 출당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한국당의 탈당조치가 어렵다고 봤다. 하 의원은 "이미 홍준표 대표가 (탈당조치를) 포기했다. '원내대표가 할 일이다'라고 했고 원내대표는 '할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은 국민의당과 개혁보수 연대는 가능하다고 봤다. 하 의원은 "국민의당과 선거공학적 통합은 없지만 정책연대나 선거연대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서로 불신이 강하다. 지금 단계에서 통합·합당 얘기는 굉장히 이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하태경 의원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통합전당대회론에 의한 전당대회 연기는 명분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홍준표 대표가 공개적으로 '합당 전당대회는 꼼수고 남경필 지사 복당도 불가하다'라고 밝혔기 때문에 전대를 연기하는 명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9명 의원의 탈당이 최종결정되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하태경 의원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기적을 보면 교섭단체가 있어서 가능했던 게 아니다"라며 "시대정신을 누가 잘 구현하느냐가 1차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바른정당이 교섭단체를 유지하고 있던 10개월 간 오히려 정체성이 혼란스러웠다. 교섭단체를 유지하더라도 지지율이 안올라갔다"며 "(이번 탈당으로)오히려 선명한 개혁보수로 지지율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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