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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외교·군사 주권 확립 방안 찾아야[고승우 칼럼] 북핵 문제 강경 언행 가능성 대비 필요
고승우 민언연 이사장 / 언론사회학 박사 | 승인 2017.11.06 09:43

[미디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 정치권이나 시민사회가 부산하다. 한국 정부는 미국, 중국, 북한에 대한 일련의 조치나 방침 등을 통해 트럼프의 방한에 대비하느라 바쁘고 시민사회는 그의 방한을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집회 등을 열고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스캔들과 거듭된 언행으로 미국 내 정치적 위상이 추락 중이어서 이를 물 타기하기 위해 북핵 문제 등에 강경 언행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의 대북 관련 또는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 한미FTA 등을 둘러싼 돌발 언행, 사드에 대한 중국과의 합의에 대한 문제 제기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이번 방한은 그가 과연 미국이라는 큰 나라의 대통령다운 인물로 적합 하느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미국 내에서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그를 맞이하는 한국 정부가 어떤 대접을 하느냐, 그 대접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간 외교적 규범이나 관행을 중시해야 하지만 트럼프의 공식적 언행이 정상에서 크게 벗어나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첫 번째 아시아 순방국인 일본의 도쿄도 요코타 미군기지에 도착, 기지 내 격납고에서 주일 미군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그는 "미국은 하늘에서, 바다에서, 육지에서, 우주에서도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며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북한을 비판했다.(연합뉴스)

트럼프는 최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 급진전, 트위터를 통한 거듭된 인권 유린, 인종 폄하 등에 대한 막말 발언과 함께 부자 챙겨주기 정책 추진 등으로 집권 이후 최악의 상태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 힐러리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근 이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가 트럼프의 대선 캠프 관련자 3명을 기소하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결백하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계속 내보내고 있지만 자칫 그의 정치 생명과 직결된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자본가와 부자에 치중되거나 인종차별적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화당 의원까지 반발해 자신이 지지하는 입법에 실패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다. 심지어 그의 아시아 순방과 때를 같이 해서 공화당 출신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부자가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 부자는 트럼프에 대해 ‘허풍쟁이’ ‘막말과 분열적 정책 추진’ ‘오만불손’ 등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또한 국내의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트럼프에 대해 한반도 전쟁을 위협하고 군사압박과 제재를 확대해 무기를 팔아먹으려 하고 통상압력 밀어붙이고 미국 내에서는 인종차별 조장하며, 여성과 소수자를 차별하고 있다며 그의 방한과 국회 연설을 반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의 방한에 대해 트럼프 반대 집회를 불허하는 등 외교적 예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다는 점도 십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 내에서의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동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한 아시아 순방기간, 특히 한국에서 어떤 언행을 할지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이번 순방기간 동안 최대의 이슈는 북한 핵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중국에 대한 대북 압박을 더욱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교는 내치의 연장이라는 말이 있듯이 트럼프는 국내에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정치적 약점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요구나 행동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의 북한 관련 발언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논란이 크게 불거졌고 그 결과 최근 미국 의회에 대통령의 선제공격을 제약하는 법안이 3개나 제출되었다. 백악관은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과의 전쟁은 없다는 식의 진화 작업을 벌이느라 부산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트럼프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 항공모함 3척을 한반도 근해에 배치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가 발생할 상황을 지속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국제사회는 크게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이나 외교가 다분히 일방 통행적이고 미국 국내법으로 타국에 제재를 가하는 식의 제국주의적 방식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트럼프는 특히 미국 제일주의를 강력히 앞세우면서 국제적 갈등과 그로인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대통령답지 않은 언행으로 한미 FTA, 주한 미군 문제 등에 대해 한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을 한 것은 물론 이란과의 핵 합의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나서 국제사회의 반발과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런 트럼프의 방한을 맞는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 북한에 대한 일련의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고 중국에 대해서 미국과 일본에 군사적으로 경도되지 않겠다는 ‘3 NO’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핵잠수함이나 첨단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제시하거나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 방침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중시하는 모습이다. 

트럼프가 이번 순방에서 모색하는 북한 핵에 대한 해법은 지금까지의 그것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즉 북한의 선제공격이 없는 한 대북 군사력 사용은 하지 않는다는 점과 중국의 대북 압박을 더욱 강화해서 북한이 ‘항복’하도록 만든다는 원칙 등이 강조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붕괴나 체제 변화를 불허한다는 마지노선을 고수하고 북한이 계속 종래와 같은 태도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도 방향 수정을 안 할 경우, 한반도 위기 사태는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군사력이 북한을 무력으로 굴복시키기 위한 직접적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는다는 큰 원칙이 지켜진다면 북한의 버티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결국 북미 대화라는 방식으로 돌파구가 열릴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미국이 이라크, 리비아에 대해서는 침략 전쟁을 일으켰지만 동북아 정세의 복잡성 등으로 미뤄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쟁을 시도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 미국의 정치권과 언론은 최근 들어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은 최소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고 강대국간 전면전 위험이 크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특히 북한 핵을 반대하고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책으로 북한 핵과 한미군사훈련 동결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해법을 모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미국은 절대 불가의 입장이지만 만약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더욱 악화될 경우 대북 강공책을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는 특히 북한 핵으로 최근 빚어지고 있는 동북아 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의 외교, 군사적 자주권의 확보 없이 한반도 사태를 합리적으로 풀기 어렵다는 점이 부각된 점도 깊이 유념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 과정 등에서 드러난 바와 같은 종속적 한미군사동맹 체제로는 주권국다운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북한에 대한 영향력과 발언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워 동북아의 주요변수로 행동하기 불가능하다. 사드 사태는 바로 한국의 군사주권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한미동맹 관계가 중국의 보복을 초래해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례로 판단된다. 제2, 제3의 사드 사태가 발생치 않으면서 동북아의 평화와 행복 지수를 높이는 중장기적 대책이 무엇인가를 트럼프 방한을 계기로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고승우 민언연 이사장 / 언론사회학 박사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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