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를 케이블에서 시작하는 김제동은 첫 번째 녹화를 마치고 미국으로 날아갔습니다. 현지시간 24일 하버드 로스쿨에서 강연한 그는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에 입을 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가 좌파라면 난 좌파 하겠다

1. 언론이 만든 좌파

참석한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자신을 좌파로 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에 사회를 본 것 때문에 좌파라고 한다면 그런 좌파는 얼마든지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라고 해도 뉴욕 양키스 팬들을 경기장에 입장 하지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노제에서 사회를 봤다고 좌파라고 몰아간다면 이 세상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없지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사회를 봐서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보는 그를 보고 배신감을 느꼈던 것인가요?

그는 "나는 좋아하지 않는 정부는 가진 적은 있지만 사랑하지 않는 조국은 가진 적은 없다. 나는 오로지 웃기고 싶을뿐"이라며 자신의 심정을 모두 토해냈습니다. 국내에서는 말을 아껴야만 했던 그가 미국이라는 공간적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자신이 담아두었던 속내를 밝힌 그가 느꼈을 후련함은 공감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첫 보도를 한 언론이 거두절미하고 '좌파'에만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에 사회를 본 것 때문에 좌파라고 한다면 그런 좌파는 얼마든지 하겠다"
- 첫 언론 보도

"나는 좌파가 뭔지, 우파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본 것 때문인 것 같은데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가장 먼저 조문하지 않았냐. 유족들의 요청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사회를 봤던 것인데 이것 때문에 좌파라고 한다면 기꺼이 좌파를 하겠다" - 하버드 로스쿨 발언

보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 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 언론 보도의 내용을 보면 무척이나 강경한 좌파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노무현은 빨갱이라고 단정 짓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내용을 보면 김제동도 당연히 빨갱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실제 발언 내용을 보면 스스로 좌우를 따지지 않고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것이고 이마저도 좌파라고 부른다면 자신은 기꺼이 좌파가 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엄청난 차이일 수밖에는 없지요. 자신은 좌우를 나누지 않는데 누군가가 자신을 좌우로 나눠 평가하는 현실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함과 동시에 좌우로 나뉜 대한민국에서 그런 어설픈 나눔이 아닌 사람이 중심인 시각을 견지하겠다는 김제동의 시선은 무척이나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2. 좌우가 아닌 사람이 우선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김제동은 단 한 번도 방송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어느 당파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닌 그에게 좌파의 그늘이 씌워진 것은 역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였습니다.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인물이 제거되었는데 공권력을 동원해 막았던 행사에 사회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현 정권에게 찍힐 수밖에 없는 모든 조건을 가졌으니 말입니다.

자신과 정치적 소신을 같이 하지 않으면 무조건 좌파로 몰아가는 현 정권하에서 그 어떤 이야기도 빨간색으로 둔갑하기만 합니다. 웃음도 거세당한 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그 어떤 것도 용서하지 않는 상황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독재가 분명할 뿐입니다.

왜 방송인이 자신의 방송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발언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단 한 번도 방송에서 정치적인 발언이나 뉘앙스도 풍기지 않았던 그가 이렇게 정치적인 방송인이 되도록 유도한 것은 누구인가요? 그는 극단적이라고 평가받는 이명박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사에 모두 참석한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왜 어느 한 편에 서야만 하는 것일까요? 그를 한 쪽으로 몰아가고 하나를 선택하게 만든 것은 누구일까요?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며 모 아니면 도를 선택하게 하고 자신 편이 아니면 일자리를 빼앗는 행태는 독재가 아니면 행할 수 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지요.

진정한 좌파도 우파도 존재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좌우를 나누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입니다. 현실 정치인중 진정한 좌파나 우파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파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을 보면 잘해야 우파를 흉내 내는 인물들이 전부이고 좌파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잘해야 중도 우파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인물들일 뿐입니다. 간혹 중도 좌파라 부를 수 있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 정치를 주도하는 정치꾼들은 우도 좌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서 떠다니는 존재들일 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좌라하고, 누구는 우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좌우로 정열을 시키려 하지만 이게 잘된 좌우인지도 판단하지 않고 그저 옆만 바라보며 좌우를 따지는 이들은 대각선에서 좌우만 이야기할 뿐입니다. 진정한 좌파가 나오려면 좀 더 강력한 변화를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우를 이야기하려면 부국강병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겠지요.

독도를 침탈하려는 일본에 아무 말도 못하는 정부를 보수주의 우파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세워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야권이 진정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을까요? 산재한 문제도 해결하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하며 정책다운 정책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좌파라 부르기도 부끄러운 야권을 이야기할까요?

좌우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고 함께 사는 사람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정치꾼들의 임무이겠지요. 그들은 대단한 존재가 아닌 국민들의 일꾼일 뿐입니다. 그저 완장을 차면 무소불위의 힘을 얻은 것처럼 착각하는 그들로 엉망이 되어버리는 대한민국은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요?

김제동이 이야기하는 좌와 우가 아닌 인간 중심의 사고는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값진 발언입니다 어설픈 정치적 편 가르기가 아닌 인간 중심의 사고가 얼마나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인지 지금이라도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설프게 자신이 사는 동네 발전시켜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투표하는 문외한이 되지 말고 실질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일꾼을 뽑는 것이 중요함을 지난 2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을 듯합니다. 투표는 아무런 힘도 없는 소시민들이 마지막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입니다.

한 번이라도 자신의 소신껏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이를 위해 투표권을 행사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지금보다는 행복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좌우로 나누려는 무리들 틈바구니 속에서 좌도 우도 아닌 인간을 이야기 하는 김제동은 다시 한 번 중요한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나는 좋아하지 않는 정부는 가진 적은 있지만 사랑하지 않는 조국은 가진 적은 없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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