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첫 방송되었다. 파일럿으로 2회 편성된 이 방송은 첫 회만으로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논란이 거셌던 유병언 일가와 세월호 관계, 박근혜 5촌 살인사건의 진실 등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던 사안에 대한 접근은 반갑게 다가왔다.

청해진 실소유주는 누구인가;
국정원과 세월호 다시 떠오르는 의문, 박근혜 5촌 살인사건 목격자 증언

시청자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정규 편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시사프로그램과 조금 다른, 하지만 보다 깊숙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충분했다.

첫 방송에서 민감한 사안을 직접 다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과연 유병언 일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는 3년 6개월 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직후부터 나왔던 논란이다. 유병언이 청해진의 실소유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모든 관심은 유병언 잡기와 그 일가를 찾는 데 집중되었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유병언 일가를 비호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과연 세월호 참사가 유병언 일가의 방만 경영이 만든 인재였는가 하는 문제는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어준은 프랑스에 있는 유병언 장남 유대균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답을 찾지 못하면 질문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질문 자체를 제대로 하기 위함이었다.

유대균의 주장이 모두 맞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 모두 진실이라 믿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왜곡된 사실들이 진실처럼 덧씌워진 상황에서 진실을 찾는 일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흥미로운 것은 유대균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세월호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참사 이후 '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라는 등식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유병언 일가 조사 과정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아무런 질문도 없었다는 것부터 기괴하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이 유병언 일가의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사실 최대주주는 알 수 없는 일반인이다. 50%가 넘는 지분을 가진 자들이 누구인지 아직 알 수 없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세무 전문가가 보면 일반적인 수익을 얻기 위한 주식회사로 보기에는 기이한 구조라고 이야기를 한다. 회장인 유병언이 청해진의 실질적인 지배자였다면, 이런 지배 구조가 나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말 유병언 일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이 있다면 이와 관련한 수사가 있어야 했지만 전무했다.

최근 유대균에 대한 재판 결과 역시 세월호 참사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유병언 일가가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 원인 제공자라면 검찰이 이와 관련해 수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유병언의 죽음과 관련해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살해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얻게 된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글을 내건 그들은 이 모든 것이 김기춘과 관련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수사가 시작된 '박근혜 5촌 살인사건' 역시 그동안 거론되었던 의문들이 보다 무게를 가지게 되었다. 실제 사건이 일어난 2011년 9월 6일 사건 현장을 목격한 이의 증언이 나왔다. 절대 그날을 잊을 수 없는 그는 분명하게 살인 현장을 목격했다고 했다. 5촌끼리 싸워 만들어진 결과가 아닌 최소한 4명의 남자가 개입된 사건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이 주장은 이미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언급되었던 내용이다. 절대 거구의 희생자를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는 체형이 아니라는 것과 후에 자살한 장소와 과정이 도저히 일반적이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잘 알고 있는 자들이 모두 사망한 이 기괴한 사건에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말도 안 되게 어설픈 사건이 은폐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가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월호와 박근혜 5촌 살인사건 등 박근혜 집권 시기 과연 어떤 조작들이 있었는지 이제는 밝혀져야 한다. 국정원이 그동안 얼마나 나쁜 짓을 해왔는지 현재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는 정신병자인가? 아니면 '미치광이 전략'을 펴고 있느냐에 대한 정세현 전 장관과 정신과 전문의인 최명기 원장의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다. 외교 전문가이자 북한 전문가이기도 한 정세현 전 장관과, 정신분석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최 원장의 이야기 역시 일반인들도 충분히 쉽게 이해하도록 해주었다.

미국인 타일러와 터키 쿠르드족인 알파고가 출연해 '쿠르드 분리독립운동'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노아의 방주' 후손이라 믿고 있는 쿠르드족의 평화를 깬 것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부터다. 영국은 참전을 요구했고, 그렇게 참전했지만 영국은 독립 약속을 어겼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쿠르드족은 그렇게 4개 국으로 쪼개지고 말았다.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곳에 석유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강대국들은 철저하게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쿠르드족 대량 학살에 동의해왔다. 그렇게 쿠르드족을 이용만 하는 강대국들의 행태는 여전하다.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 다시 무산되었다. 쿠르드족 90% 이상이 분리독립을 찬성하고 있지만 관련된 4개국은 자신들에게도 분리독립 여파가 이어질 것을 두려워하며 그들의 독립을 막고 있는 중이다. 영국도 미국도 철저하게 쿠르드족을 이용만 한 채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태는 강대국이기에 가능한 만용이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김어준의 팟캐스트에 익숙한 이들을 물론 <그것이 알고 싶다>를 좋아하는 시청자들 역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방송이다. 둘이 절묘하게 만나 만들어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정규 편성은 당연해 보인다. 물론 제 1원칙은 <그것이 알고 싶다>가 폐지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시사 프로그램이 양립해야 의미가 배가될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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