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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끊임없는 구설수, 왜 과거에 집착할까?[블로그와] 들까마귀의 통로
들까마귀 | 승인 2010.04.28 09:53

   
 

하루가 멀다 하고 소문과 폭로, 인증샷이 난무하는 요즘입니다. 천안함 사태와 MBC의 파업으로 드라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송이 멈춘 상태에서 특이하게 인터넷과 일부 언론들에서는 지치지 않고 여러 이야깃거리들을 쏟아내고 있죠. 종류도 다양하고 파괴력도 가지가지입니다. 단순하게 지금의 스타가 옛날에는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지를 추적하는 시간 따라잡기 놀이도 있고, 어린 시절 졸업사진이나 화보 촬영 등을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는 고전적인 굴욕 사진 찾아내기도 여전합니다. 방송에서 흘린 고백, 혹은 폭로를 통해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탐정 놀이 또한 빼놓을 수 없겠죠.

그런데 그 출발이 어디이고 누가 원인을 제공했던 간에 그 대부분은 과거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나간 일에 대한 회고입니다. 그 누구도 현재에 대해 말하지 않고 미래의 무엇에 대한 전망을 말하지 않죠. 언제나 저 아이의 과거 얼굴은 이랬는데 지금은 얼굴이 어떻게 변했다더라, 누구에게 어떤 굴욕을 당하고 창피를 당했다더라, 지금은 스타인 저 사람이 이런저런 어설픈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다더라 같은 이야기들. 이 집요한 과거 추격은 각종 추문과 추측을 불러일으키면서 현재의 그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올가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그의 모습이 아니라 그가 예전에 무슨 일을 했었냐가 되어 버리는 시간의 역전. 모두가 옛날의 일들을 말하고 밝히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뭐 새삼스러운 즐길거리는 아니긴 합니다. 네티즌들의 우연한 발견일 때도 있었고, 티아라 큐리의 쿨한 지적처럼 심심한 기자님들의 가십 파해치기가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지만 이런 식의 놀이는 심심하면 되풀이되는 심심풀이 땅콩 같은 것이었죠. 하지만 요즘은 이런 논란의 중심에 그 당사자가 직접 뛰어들면서 그 파괴력과 충격이 더 강해졌어요. 카더라 통신의 막연한 추측, A양-B군이 등장하는 알파벳 놀이로 가득했던 절반의 익명 놀이로 시작되어 본인의 무시나 침묵으로 마무리되던 것들이 이젠 정확히 그 사람 앞에서 과거 사진을 공개하고, 스스로 과거사를 털어놓는 폭로 놀이로 변형된 것이죠.

   
 

다 좋습니다. 이런 류의 어두운 호기심의 충족도 대중문화를 즐기는 나름의 방법일 테니까요. 하지만 그 방향은 언제나 지나간 일에만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무리도 과거에서 끝나버립니다. 놀랄 만큼 변해버린 옛날 사진에 키득거리면서도 어린 나이의 아이들 얼굴에 칼을 대고 수술을 강요하는 현실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철저하게 강자와 약자의 위치에 따라 굴욕과 힘겨운 처우를 강요받는 무명 연예인들의 열악한 상황을 눈물로 말하지만 이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철저히 개인을 표적으로 하는 놀려먹기, 또 다른 먹잇감을 찾기 위한 잔인한 사냥 놀이에만 머물 뿐이에요.

실제로 그 문제 자체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냥 매일 매일의 가십거리가 필요할 뿐이고 누가 상처를 입던, 오해와 억측으로 손해를 받던 그저 순간순간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이야깃거리만 된다면 만족인 것이죠. 그리고 이런 과거를 향한 광기어린 추격전이 끝나고 나면 이 역시도 지나간 일, 아무도 관심 없는 종료된 사안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러니 그 소문의 당사자들도 순간만 버티면 된다는 최고의 해결방법을 믿고 그냥 흘려버리고, 혹은 조금의 관심이라도 얻기 위해 스스로 폭로 경쟁에 가담합니다. 지금의 과열된 과거 사냥은 바로 이런 경험들이 되풀이되면서 만들어버린 연예계를 떠도는 괴물 같아요.

   
 

누구의 탓을 해야 할까요? 더 큰 자극을 위해 폭로와 소란을 부추기는 일부 토크쇼? 자신의 성공을 위해 기꺼이 과거를 팔아먹는 몇몇 연예인들? 단순한, 혹은 악의적인 호기심으로 개인의 정보를 공개, 확산시키는 철없는 네티즌? 그런 정보들을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대단한 소식인양 문제만을 증폭시키는 자격 없는 기자나 언론사? 전 그 누구에게 책임을 돌리기 전에 우리 안에 있는 연예인들을 향한 잘못된 인식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의 구설수 놀이가 그들에게도 보호받아야 할 부분이 있고 존중해 주어야 하는 개인의 삶이 있음을 가볍게 무시하고, 아무리 상처를 받고 괴로움을 당해도 돈을 많이 버니 괜찮다는 무시무시한 잔인함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과거의 것은 지금으로 이어지는 과정임을, 이미 종료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연결된 삶의 토대임을 잊고 그냥 재미를 위한 화젯거리로만 취급하는 발전 없는 과거 인식 때문이 아닐까요?

지금은 생각 없는 발언으로 강은비가 곤욕을 치루고 있지만 이런 소란도 다음 주만 되면 또 다른 폭로와 과거 이야기로 묻혀 버리고 또 다른 주인공이 이런 논란의 당사자로 떠오를 것입니다. 너무나 자주 되풀이된 것이니 이런 의미 없는 되풀이를 우린 모두 알고 있잖아요? 지난 주 유인나의 예전 소속사 일을, 솔비의 전 남친과의 결별 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냥 과거를 파헤치고 난도질하고 또 다른 사냥감을 노리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이런 되풀이가 이어지는 한 구석에서 연예계는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피해자들을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죠. 모두가 과거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 정작 지금 말해야 하는 것은 옛날의 지난 일들이 아니라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아닐까요?

 '사람들의 마음, 시간과 공간을 공부하는 인문학도.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민심이 제일 직접적이고 빠르게 전달되는 장소인 TV속 세상을 말하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소통하는 통로' - '들까마귀의 통로'  raven13.tistory.com

들까마귀  raven13@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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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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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mfem 2010-05-01 01: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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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mfem 2010-05-01 00: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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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mfem 2010-05-01 00: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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