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과 이사직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방문진의 김장겸 MBC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김장겸 사장 해임결의안은 이미 방문진에 제출돼 있는 상태이지만 구여권추천 이사들의 해외출장 일정으로 자칫 이사회 결의가 지연될 수 있다. MBC본부는 이번 해외출장이 김장겸 사장 해임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한 '방탄 출장'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2일 성명을 통해 "김광동·권혁철·이인철 등 적폐이사들의 이같은 망동을 엄중 규탄한다"며 "방문진은 이들이 끝내 이사회에 불참하더라도 김장겸 해임안을 반드시 예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열린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구여권추천 권혁철 이사(오른쪽 앞)와 김광동 이사(오른쪽 두번째 뒤) 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2일) 이완기 신임 이사장 등 방문진 이사 5명은 회의에서 오늘 8일 혹은 10일에 이사회를 열어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결의 안건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MBC본부는 "김광동·권혁철·이인철 등 적폐이사 3명은 오는 7일 4박5일의 외유성 해외 출장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안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한 ‘방탄 출장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중대한 국면에 비춰 한가하기 짝이 없는 외유성 출장을 당장 취소하고 이사회에 참석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본부는 지난 달 27일 노보를 통해 구여권추천 이사들의 외유성 세미나 출장 계획을 제기했다. MBC본부는 노보에서 "4박5일간의 태국 일정에 관광 일정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출장 일정표를 공개했다.

일정표에 따르면 방문진 이사들은 첫날인 7일에는 공항 도착 후 만찬 외에 일정이 없다. 8일에는 한국문화원과 한류쇼핑몰을 방문한다. 9일 하루만 세미나가 열리는데 방문진 이사들은 그 이후로도 이틀 더 태국에 머무른다. 특히 마지막 날은 방파인 궁전, 아유타야 세계문화유산, 방사이 예술센터 등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지난 달 19일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구여권추천 이사들의 태국세미나 참석을 두고 이사회 안에서 비판이 일었으나 김광동·권혁철·이인철 이사는 "이미 계획된 행사에 참석하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출국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MBC본부는 오늘 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및 이사직 해임 건의안 통과 결정에 대해 "지난 9년에 걸친 공영방송 장악을 단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MBC본부는 "방문진은 헌정 질서를 교란한 정권과 결탁해 공영방송 MBC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방송의 공정성을 철저히 파괴하는 데 앞장섰다"며 "오늘 이사장직에서 쫓겨난 고영주는 적폐 방문진의 수괴로서 MBC 파괴의 배후이자 공범 노릇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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