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송창한 기자] 바른정당에서 자강파로 분류됐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일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하자"고 주장해 내부 논란이 벌어졌다. 남경필 지사는 2일 "바른정당의원 대부분은 원칙있는 통합파"라며 한국당과의 통합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남경필 지사는 2일 CBS라디오'김현정의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자강파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바른정당 안에는 끝까지 자강파, 묻지마 통합파가 아니라 대부분이 원칙 있는 통합파"라고 강조하며 '통합전대론'을 주장했다.

남경필 지사는 "홍준표 대표에 의해 자유한국당 안에서 의미있는 논쟁과 결정들이 내려질 거라고 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서청원 의원, 최경환 전 대표 이런 분들에 대한 정리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내 친박세력 축출에 성공하게 되면 통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남경필 지사는 자신이 주장한 통합전당대회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도부가 물러나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재창당대회"라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통합전당대회의 분명한 전제조건은 양당이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는 것"이라며 "당을 통합하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 지사는 통합전당대회를 위해 13일 예정돼 있던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전당대회를 통해 무엇을 얻을지가 중요하다"며 "지금의 바른정당 전당대회는 깨지기 위한 전당대회"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당내 탈당파가 전당대회 이전인 6일을 탈당시기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면 전당대회가 되느냐? 그런 전당대회를 뭐하러 하나?"라고 토로했다.

남경필 지사는 "그런 걸 뻔히 알면서 당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갑자기 '너는 갈 테면 가라', '나가겠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통합전당대회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을 비판했다.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남경필 지사의 통합전대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1일 CBS라디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 한 분 출당시키는 것을 가지고 그걸 보수의 혁신이라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어떻게 보면 더 추악한 집안싸움을 하면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 상황인데 그런 자유한국당에 가겠다고 하는 분들이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갈수록 퇴행하고 있다"며 "저런 모습의 자유한국당에 바른정당이 합친다는 건 국민적 명분이 전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과 묻지마 합당 전당대회를 하자는 건 후진기어 넣고 왔던 길 되돌리자는 것"이라며 "그건 덧셈이 아니라 뺄셈정치"라고 일갈했다. 하 의원은 "'도로 새누리당'할 것 같으면 1년 전 우리는 왜 새누리당을 떠나왔나?"라며 "수구퇴행과 개혁보수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어 통합전대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조치 여부가 3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른정당 탈당파는 5일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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