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의제로 삼아 보도 중인 다스 논란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스 실소유자 논란은 이미 오래 전 시작됐고, 김어준 등 이명박을 추적해왔던 이들이 몇 달 전부터 집요하게 보도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다스 실소유자;
다스 120억 비자금 문건과 한국 수출입은행 특혜 논란, 모든 화살이 이명박으로 향한다

의제 선점은 중요하다. 현재 뉴스 프로그램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JTBC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뉴스는 지금까지도 진행형이다. 목포 신항에는 여전히 JTBC 기자가 상주한 채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그들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세상에 공개하고, 국정원 적폐 역시 한 발 앞서 의제를 선점하고 이끌었다.

JTBC는 현재 다스에 집중하고 있다. 다스 실소유자는 누구인가? 이미 팟 캐스트나 SNS에서 이 의문은 유행어가 되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다스 실소유자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보다 큰 관심을 끌어낸 것은 역시 JTBC 뉴스룸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다스 120억 비자금 논란은 지난주 방송되었다. 그리고 국감장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내부 문건을 폭로하며 사실로 드러났다. 120억에 대해 17명 43개 계좌가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문건으로 완벽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수사는 불가피하다.

해외채권이라는 이름으로 명기된 그 자료는 거짓이었다. 국내에서 원화로 움직인 이 금액을 해외채권이라는 이름으로 속인 것이다. 그 금액이 무려 120억에 달한다. 이 금액이 어디로 향했는지, 그리고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해왔던 자들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작업 역시 중요하게 다가온다.

현행법을 무시하면서까지 그들이 만든 비자금의 행방을 추적해보면 다스 실소유자가 누구인지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을 우롱하고 권력을 사유화 한 것은 박근혜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국정원 TF와 다스 논란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이명박 집권 시절 다스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추진하던 '히든 챔피언'에 선정되었다. 꼴찌였던 그들이 3차까지 간 것도 황당하지만, '히든 챔피언'에 선정되어 온갖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이다. 더욱 당시 한국수출입은행 문건에는 다스가 이명박과 관련된 기업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지원을 통해 유망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사업에 다스가 끼어들었다. 당시 후보군 기업들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다스는 이명박이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 그렇게 다스는 이명박이 시장이었던 시절과 대통령 시절 엄청난 성장을 해왔다. 이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부정할 수도 없다.

120억 비자금과 부당한 지원까지 받은 다스. 정말 다스는 누구 겁니까? 국감장에서도 유행어가 사용될 정도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다스 실소유자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다스의 성장과 현재의 모습 속에서 실소유자 찾기는 하나는 게임처럼 국민들의 궁금증을 극대화하고 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30년쯤 전, 11월의 쌀쌀해진 날씨 속 저는 야근 중이었습니다. 대개 방송사의 야근이라는 것은 일이 있건, 없건 눈 붙이기는 쉽지 않아서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새벽녘이 되었을 때 갑작스러운 제보가 하나가 들어왔지요. 올림픽대로 동작대교 부근에 봉고차가 하나 뒤집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급히 달려 나가 보니 차량의 앞쪽은 거의 완파돼 있었고, 운전자는 현장에서 그만 사망한 뒤였습니다. 때가 김장철이어서 그런지 봉고차와 부딪힌 1톤 트럭에 실려 있던 배추가 사방으로 흩어져 더욱 정신이 산란했던 그 새벽… 문제는 사망한 운전자의 신원을 알아내야 기사를 쓸 터인데 아무리 뒤져봐도 그 상황에서 그를 알아낼 단서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망설임 끝에 그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면허증을 찾던 순간,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의 가슴은 아직도 따뜻했기 때문입니다. 주소지가 은평구 수색동으로 돼 있던 그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가슴이 따뜻하게 뛰던 누군가의 가족… 삶과 죽음의 경계는 그렇게 찰나인 것이어서 허망하기도 하고 또한 두렵기도 한 것…"

"저는 다른 이의 그 엄숙한 경계선에 서서 단지 기껏 그의 신원을 알아내려고만 온갖 방도를 찾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 한 사람의 배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마침 얼마 전에는 저널리즘을 다룬 드라마에 출연해서 그 나름의 철학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서, 비록 그것이 드라마이고 또 연기였다고는 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던 터…"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겨우 몇 번째 순서에 얼마큼 보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착잡한 오늘…. 굳이 그의 신원을 알기 위해서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

손석희 앵커는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통해 고인이 된 김주혁에 대해 이야기했다. 30년 전 11월 쌀쌀해진 날씨 속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사망한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고민 끝이 안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느껴지던 감각. 차가운 날씨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고인의 따뜻한 가슴.

이미 사망이 확인되었지만 여전히 따뜻했던 가슴의 온도는 그렇게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손 앵커의 기억에 남아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찰나다. 그래서 허망하고 두렵기도 하다. 방금 전까지 생존했던 그의 따뜻한 가슴, 하지만 이제 더는 뜨거워질 수 없는 가슴. 그 지독한 경험은 많은 성찰을 유도하게 만들기도 한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드라마 <아르곤>은 몰락한 MBC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언론이 붕괴된 현실을 '아르곤'에 투사해 만든 이 드라마에 김주혁은 고뇌하는 앵커로 등장했다. 언뜻 손석희 앵커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던 김주혁은 매력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언론이란 무엇이고, 언론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 번 하게 했던 <아르곤>은 이제 김주혁의 유작이 되었다. 여전히 고뇌하는 앵커 김주혁에 대한 잔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그를 고인이라고 부르는 일이 쉽지 않다. 여전히 가슴이 따뜻할 것 같은 그의 죽음은 그렇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 안타까운 죽음을 몇 번째 순서에 넣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했다던 착잡한 날, 그 차가웠던 새벽 여전히 따뜻했던 가슴을 기억하고 있는 손 앵커에게 연기이기는 하지만 동질감을 느끼게 했던 김주혁의 죽음은 3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언론인들은 KBS와 MBC 정상화를 위해 여전히 투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명분도 없었던 국감 보이콧을 며칠 만에 풀고 나와 방송장악을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언론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하던 시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 보수의 탈을 쓴 극우세력들의 발악도 더는 통하지 않음은 그들 스스로 더 잘 느끼고 있는 중이다.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차가워진 날씨, 기아 타이거즈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허망하게 그를 사랑하던 많은 사람들 곁을 떠났다. 여전히 따뜻한 가슴이었다는 그 서글픈 기억, 그리고 한 배우의 죽음을 통해 다시 보게 된 삶과 죽음의 경계. 10월의 마지막 날, 그렇게 우린 또 살아가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