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언론장악의 상징이 되어버린 김제동. 그가 소극장에서 발전시킨 자신의 쇼가 드디어 방송에서 정규 편성되었습니다.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방송이지만 그의 쇼가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담아냅니다.

토크 쇼의 새로운 개념을 보여줄까?

엠넷에서 5월 6일 목요일 첫 방송예정인 <김제동 쇼>가 지난 21일 사전 녹화가 이뤄졌습니다. 첫 초대 손님으로 비가 초대되고 보조 MC로 작곡가 김형석이 참여한 이 녹화는 심야에 돌아가는 방청객을 위해 사비를 들여 택시를 불렀다는 김제동의 소식으로 시작을 알렸습니다.

공중파에서 그가 참여했던 마지막 프로그램인 MBC의 <환상의 짝꿍>에서도 하차가 결정되어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방송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가 있기는 하지만 <환상의 짝꿍>이 존속되어도 더 이상 MC를 맡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그가 어떤 식으로 활약할 것인지는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편안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언론장악에 맞서 총파업 중인 MBC 노조에 사과상자를 보내며 응원하는 모습은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가식적인 정치적 행동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언론장악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은 정치적인 갈래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지요. 언론장악에 수수방관하는 정치인들은 더욱 반성해야만 할 일입니다. 말뿐인 그들의 모습과는 달리 실천하는 이들과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그의 모습은 언론에 종사하는 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말이지요.

TV라는 매체를 통해 방송되는 쇼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 형태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저마다 주제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전쟁에 비견될 정도로 치열하기까지 합니다. 평일 토크 쇼를 주도하는 <강심장>과 <놀러와>, <승승장구>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방법으로 시청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앞선 방송들과 변별성을 가질 수 있느냐와 경쟁이 가능한가는 후발주자인 <김제동 쇼>로서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상황이 그를 만들었다고 믿는 일부의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김제동 쇼>는 의미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합니다.

재미만 추구하면 여타 방송과 다름없음에 많은 질타를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의미만 내세운다면 역시 재미없어서 공중파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불합리하겠지만 그에게 관심이 쏠리는 만큼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그의 첫 녹화 방송을 보면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듯합니다. 형식은 메인과 서브 MC에 스타 한 명을 초대해 집중적으로 그의 삶을 들여다보는 형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첫 손님으로 비가 출연했다는 것이 조금 식상하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시의적절해 보이죠. 김제동과 절친한 윤도현이나 유재석등이 첫 출연자로 등장했다면 아마도 뻔하다는 이야기가 홍수를 이뤘을 테니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신곡 발표와 함께 성지 순례하듯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슷한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것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케이블 방송으로서는 <김제동 쇼>를 경쟁력 있게 만들기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공중파를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케이블에 들려 그동안 우려먹었던 레퍼토리를 다시 재생산하는 형식이라면 있으나 마나한 쇼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녹화 내용을 보면 비의 힘들었던 과거에 대한 추억이 다시 한 번 이야기되고, 박진영에 대한 비의 솔직한 이야기가 전달된다는 것은 참 많이 들어서 익숙한 내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 인물을 집중탐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봤을 때 이를 어떤 시각으로 담아냈느냐는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중파에서는 언급하기 힘들었던 시의 적절한 주제가 바로 그것인데요. KBS에서 비의 신곡인 '널 붙잡는 노래' 뮤직비디오가 도로교통법상 위법 소지로 방송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이죠. 얼마 전 KBS에 출연했던 비와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수밖에는 없지요.

<승승장구>에 출연했던 비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공중파와 케이블의 한계와 장점들이 명확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동일한 스타를 집중적으로 다룬 TV 쇼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는 <김제동 쇼>의 생명력과 주제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줄 테니 말이지요.

<무릎팍 도사>의 집중탐구 형식과 기타 토크 쇼의 방식을 벗어나 자신만의 형식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김제동의 노브레이크>의 방송 버전이 어떤 반항을 불러 올지는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식상함을 내던지고 새로운 접근을 통해 단순한 가십 쇼가 아닌 진솔한 이야기 속에 스타들의 진솔함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송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용에 대한 변별성과 함께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은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소통에 집중한다는 것이지요. 첫 녹화 방청객들은 모두 트위터를 통해 모집했고 방송 중에도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을 취했다는 것은 더디게 적용되는 공중파와는 분명한 차별 점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형식의 다름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방청객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일 것입니다. 기존의 방송이 메인 MC와 스타들의 재담을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형식이었다면 <김제동 쇼>의 가장 큰 변별성은 거수기 방청객이 아닌 직접 소통이 가능한 백분토론의 시민논객 같은 방청객 MC들일 것입니다. 단순히 그림을 채워주는 병풍이 아닌 주도적으로 함께 하는 방청객의 활용은 <김제동 쇼>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입니다.

과연 5월 6일 24:00에 첫 방송되는 <김제동 쇼>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단순히 상황이 만들어낸 거품 스타로 전락할지 시대가 요구하는 스타로 각인될지는 이제 김제동 본인에게 달려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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