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케이블TV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가 비싼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시청 채널을 의도적으로 차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티브로드가 최근 '불법적 필터' 교체를 통해 시청 채널을 차단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티브로드가 불법적으로 비정상 필터를 연결해 시청자가 가입한 방송 상품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채널을 차단한 후, 시청자가 AS 신청을 하면 AS기사 대신 영업전문점의 인력이 방문해 ‘더 이상 채널 시청이 불가능하다’ 등의 거짓 정보를 제공하면서 더 비싼 상품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의원은 “최근 티브로드 가입자 회선에서 지상파 외의 채널을 거의 볼 수 없도록 차단하는 ‘비정상 필터’가 연결된 것이 다수 발견됐다”면서 “이는 티브로드 상품에 대한 AS·설치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인 기술센터 소속 현장기사들이 최근 ‘채널 시청 불가’라는 AS 신청이 폭증하는 것을 의심스럽게 여겨 점검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협력사 직원이 고객 집 옥상에서 발견한 비정상 필터(왼쪽), 기술센터 소속 AS 기사가 담당 지역 점검 중 회수한 비정상 필터 (오른쪽) (자료=추혜선 의원실)

추혜선 의원은 “시청자가 방송을 안정적으로 수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티브로드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져버린 것”이라며 과기정통부를 향해 “실태 점검 및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추혜선 의원은 “티브로드는 본사 차원에서 이런 비정상 필터작업을 통한 영업 계획을 수립하고, 노동조합이 구성돼 있는 기술센터의 경우 직원 반발을 예상해 영업전문점 등 별도의 외주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혜선 의원은 “티브로드 경영진 입장에서 이런 부도덕한 영업 행태를 강요하고 은폐하는 데 노동조합이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며 “티브로드에 반노조 정서와 갑질 문화가 팽배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혜선 의원이 공개한 비정상 필터 작업을 통한 티브로드 시청권 침해 실태 자료에는 정상적인 필터 외에 비정상적인 필터를 달아 시청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브로드가 설치한 ‘비정상적인 필터’는 지상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채널을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티브로드 홍보실 관계자는 “비정상 필터가 아니라 ‘도시청 관리 필터’”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에게 채널을 못보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시청을 방치하기 위한 필터를 설치한 것”이라며 “도시청 관리를 하면서 달아 뒀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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